<뉴웨이브>국제會計기준 도입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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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동안 기업의 경영정보 공시에 소극적이었던 유럽대륙의 다국적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국제회계기준(IAS)채택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정보 공시에 보수적이었던 독일기업중 화학회사인 바이엘과 제약회사인 셰링이 94회계연도부터 국제회계기준을채택했고,다른 여러 독일회사도 95회계연도부터 채택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도이치 텔레콤도 내년 민영화를 앞두고 주요 세계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랫동안 비밀주의를 유지해온 스위스 기업들도 이러한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는데 식품회사인 네슬레,중전(重電)회사인 ABB등 약 40여개사가 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은 기업에 대해 금융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는 시가주의원칙이외에 그룹 전체의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연결재무제표작성의철저한 이행을 의무화하는등 엄격한 회계기준 및 상세한 경영정보의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이는 자본시장이 발달한 미국과 영국의회계기준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들어 유럽기업들이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세계자본시장의 통합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국제자본시장을 통한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다.이미 독일의 자동차회사인 다임러벤츠가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상태다.이처 럼 독일기업들도 세계자본시장의 범세계화 추세 앞에서 자신들의 회계관행에서 탈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국제회계규칙의 조화를 위해 노력해온 국제회계표준위원회(IASC)는 통일적인 국제회계 기준을 금세기안에 마련하기 위해부심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증권감독자국제기구(IOSCO)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의 채택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 기구는 이를 수용, 조만간 공동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자본시장의 통합화가 진전되고,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국내회계기준과 국제회계기준의 조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정부는 93년 발표된 신경제5개년계획의 금융개혁부문중 금융하부구조의 개선분야에서 기업회계제도의 선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금년까지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의무 대상법인을 확대하고,96~97년중에는 기업집단에 대해 연결재무제표의 의무화를검토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성공 여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달려있는 만큼 기업들도 금융의 국제화.개방화 시대를 맞아 향후국제자본시장에서의 저렴한 자금조달이 국제경쟁력의 주요 결정요인임을 인식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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