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外貨벌이사업 군부기업도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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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최근 우리가 지원하는 쌀의 북측인수기관으로 삼천리총회사가 나서는등 남북경제협력사업에는 여러 북한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28일 통일원과 국내관련기업에 따르면 대우.고합.삼성.LG등국내기업들이 對北투자사업을 벌이거나 임가공을 위탁하는 북한측 상대방은 은하무역총회사.광명무역연합.대성은행등 총 6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북한기업은 우리의 정부격인 정무원 또는 노동당이나 군부 등 각각 다른 기관에 소속돼 있다.
북한의 기업은 정무원 소속이 많지만 금괴반출등 외화벌이가 짭짤한 사업은 김정일(金正日)당비서의 직속인 당 39호실에 몰려있다.또 군수물자와 생필품거래는 군부가 산하기업을 통해 직접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이 외화벌이에 나서고도 있다 .
그러나 북한기업들은 어디에 속해 있든 정부기관으로서의 성격이강하다. 삼성물산.효성물산.코오롱상사.LG상사등이 가방.의류등의 임가공을 의뢰하는 회사는 은하무역총회사다.이 회사는 정무원경공업위원회산하로 황주모직.개성방직.흥남수건공장등 1백여개의 의류공장을 갖고 남측기업과 위탁가공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가공사업은 실질적으로는 남북간의 직거래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중국의 조선족이나 미국적의 교포가 중간에 서는 3자간 거래로 이뤄지고 있다.약 4백여명의 조선족이나 교포중개상들이 중국 베이징(北京)등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이들은국내기업을 대신해 평양등을 오가고 있다.
임가공사업에는 이밖에 삼천리총회사.락원무역총회사.대성무역총상사.광명성총회사등도 참여하고있다.대성무역총상사나 광명성총회사는노동당 39호실 소속이다.
이들 회사들은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등에 직원들을 파견해 이곳에서 중개인을 통해 남한기업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우리기업중 일부는 외국적의 중개상을 현지채용인으로 고용해 직접 이들과 연락을 취하기도한다.
㈜선경.LG상사등은 북한으로부터 금.은괴등을 반입하고 있는데북측 상대방은 대성은행.무역은행등 북한의 금융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대성은행은 역시 39호실소속.㈜쌍용등이 들여오고 있는 아연괴등은 봉화총회사.능라888■역상사.조선유색 금속수출입회사.광명성총회사등이 남측기업의 상대로 나서고 있다.빌릿등 철제품은 북한의 흑색금속수출입회사가 맡고 있다.
식료품이나 약재 가운데 로열젤리는 장수무역회사.대성무역총상사등이,호두는 모란봉무역회사등이,한약재는 만년보건총회사,매봉무역총회사등이 취급하고 있다.매봉무역총회사는 인민무력부소속이다.매봉은 아연괴.북어등의 남북교역에도 나서고 있다.또 기업들이 대북사업을 논의하는 상대는 우선 정무원 안에 있는 대외경제위원회의 산하 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공업의 경우 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접촉한 뒤 그 산하 무역상사와 투자계약을 맺게 되는데 대우는 삼천리총회사와 ,고합은 광명성총회사와 경공업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통신시설등 북한에 대한 사회간접자본투자는 주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윈회가 창구가 되는데 삼성그룹의 경우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밑에 있는 나진선봉지도국과 통신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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