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기대 술렁이는 서울市-野압승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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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6.27 4대 지방선거에서 시장자리 뿐만아니라 23개구청장및시의회의원자리까지 야당인 민주당이 석권한 서울시에 태풍전야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지난 50년간 여당의 집권으로 여권체질이 돼버린 5만3천여명의 서울시 공무원들은 거의 일 손을 놓은채 앞으로 불어닥칠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위직 간부들은민선시장부임후 불어닥칠 대규모 인사태풍을 예상,불안해하고 있다. 곧 대기발령이 날 31명의 현직 구청장및 부청장과,시장의지에 따라 인사조치가 가능한 상수도사업본부장등 1급공무원,민방위국장등 2~3급 별정직공무원등 고위직공무원 1백여명을 비롯해 지하철공사등 서울시 산하 지방공사 임원들은「신분상의 불이익」이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각종 인.허가부서 근무 공무원에 대한 일괄 인사이동과 세무비리등 과거에 일어났던 각종 비리에 대한 추적감사가 이뤄질가능성이 있어 상당수의 중.하위직 공무원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이 인사에 관여할 경우 특정지역 출신들이 우대될 수도 있어 그외 지역 공무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또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5대 거점개발」등 주요 시책.구책사업에대해 조순(趙淳)시장당선자와 상당수 구청장당선자들 이 전면 재검토할 의사를 밝혀 정책의 일대변화가 확실시돼 시 내.외부의 진통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시공무원들은 서울시는 다른 광역단체와 달리 중앙정부와 끊임없이 각종 정책을 놓고 접촉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장악한서울시에 대해 중앙정부가 각종 이유를 대며 갈등을 증폭시킬 경우 현행 지방자치법 아래서는 업무추진에 큰 어려 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을 기대하는 공무원등은 민선시장의 발탁인사등을 통해 음지가 양지될 수 있고,시장과 대부분의 시의원및 구청장이 민주당 출신이어서 업무추진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서울시를 민주당이 장악한뒤 승진할 수 있는 보직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인.허가 부서및 과거 비리에 연루됐으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면책됐던 공무원들이 좌불안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哲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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