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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유세 급한데 ‘내 코가 석 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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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기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허숭 후보는 최근 당 관계자들에게 지원 유세자로 누가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 3명이 꼽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김 지사는 공무원 신분이어서 지원 유세 자체가 불가하다. 박 전 대표도 당 공천의 부당함을 비판한 뒤 “지원 유세는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허 후보 측은 “상대 후보가 통합민주당의 중진인 천정배 의원인데 지원 유세자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27일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선거의 여인’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제2의 박근혜’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서다. 당내에 지원 유세 자원이 없는 건 아니나 대부분 자기 선거가 급하다 보니 다른 지역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은 “우선 선거 부담이 작은 중진과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세단을 꾸리고 지역별로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연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출마 선언을 한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경기 의왕-과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4선의 김형오(부산 영도), 3선의 홍준표 (서울 동대문을)·남경필(수원 팔달) 의원이 포함되는 지원유세단을 꾸리기로 했다. 수도권엔 재선의 원희룡(서울 양천갑)·전재희(경기 광명을) 의원, 충청권엔 강창희(대전 중구)·김학원(충남 부여-청양)·정진석(비례대표 후보) 의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 동작을의 정몽준 의원이나 중구의 나경원 의원도 후보군에 있지만 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자유선진당 신은경 대변인을 맞이해 여유롭게 지원 유세를 하긴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전국 유세를 할 만한 인사는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 강금실 최고위원 정도다. 그러나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의 경우 선거구 내 경쟁이 치열해 타 지역 지원이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강 최고위원이 수도권 격전지를 중심으로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여력이 있는 중진들이 인접한 선거구의 후보를 거드는 건 가능해 보인다. 천정배 (안산 단원갑)·문희상(의정부갑)·원혜영(부천 오정) 의원 등이다. 천 의원의 한 측근은 “안산 4개 지역구는 전에도 하나의 벨트로 선거를 치러 왔다”며 “인근 지역에 적극 지원 사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원기 ·김한길 의원도 연고지인 전북과 서울 서남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 역시 출마 지역인 충남에 주력해야 할 형편이어서 전국 지원 유세가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가영·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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