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이후정국구도>1.변화의 출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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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27 지방선거는 정국변화를 몰아오고 있다.국민들이 투표로정국 구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14대 국회는 사실상 호남對 非호남 구도였다.이것이 충청도를기반으로 한 자민련의 약진으로 무너져버렸다.新 3金시대가 다시오고있는 것이다.
지역분할이라는 고질병이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사라지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정치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과 비슷할수 밖에 없다.
오랫동안 한국 정치 구조를 떠받쳐 왔던 지역 분할구도가 다시살아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지역 분할이 심화돼 여러조각으로 쪼개졌다.중앙정부나 국회가 그대로 바뀌지 않고 있는 점으로 볼때 여소야대라고 말할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13대국회와 같은 여소야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민자당이 광역단체장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권은 여기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꾀할 수밖에 없게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방선거 본래의 의미는 퇴색돼 버렸다.
어느 선거에서나 정부의 실적 중간평가라는 성격을 배제할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는 지역 살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치적 성격을 띠고 운동이 전개됐다.비호남 연합으로 출발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집권후 TK(대구-경북)기득권 세력과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를 잘라버렸지만 현지주민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세대교체의 열망이 강했으나 한국 정치의 고질적 성격인 지역 할거주의 벽을 탈색할 수 없었다.지방선거가 지역 이기주의 벽에다시 부닥친 것이다.대통령 임기가 중반에 들어 그 공과(功過)에 대한 유권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작용했다.
더구나 물리적 한계에 다다른 金씨들의 전력 투구로 정책 대결은 뒷전에 밀려버리고,중앙정치의 쟁점들이 모두 전면에 떠올랐다.호남 고립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대중(金大中)이사장이 내세운 지역 등권주의나 김종필총재의 내각제 개헌론에 김영삼대통령이제기한 세대교체론까지 가세해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 됐다.
때문에 與건 野건 이번 선거 결과가 정계를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갈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지방화 시대와 함께 다시 시작된 新3金체제는 김영삼대통령의 통치력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지가 관심이다.
지방선거가 그 본래의 의미대로 지방선거인만큼 金대통령으로서는중앙정부의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려 할 것이다.특히 여당이 지더라도 이번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의지가 처음부터 확실했던만큼 선거후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처리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이과정에서 金대통령의 후반기 개혁 드라이브가 어느정도로 펼쳐질지 관심이다.
민자당은 심각한 내부 반성과 함께 인책론에 직면하게될 것이다.선거 결과로 보면 분명히 반민자정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反민자정서 뚜렷 특히 지역 할거현상은 총선을 9개월 앞둔 민자당으로서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가장 큰 과제다.
TK와 충청도 끌어안기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김대중이사장과 김종필총재는 선거과정서 형성된 연대를 총선정국까지 연장해갈 것이 틀림없다.新3金체제는 총선정국을 규정하는 현실이다.金대통령의 권력은 이 연대를 파괴할 돌파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金이사장은 이미 정치 전면에 나섰다. 공천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이기택(李基澤)총재와 이부영(李富榮)부총재와의 갈등은 이미 심각하다.
선거기간동안 제기된 세대교체와 지역 등권,내각제등 거대한 정치 이슈들은 불안한 新3당체제를 강타해 정국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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