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채널, 30일 한-싱가포르 공동제작 다큐 '아시아의 해적'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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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송(대표 김문연)의 종합 교양채널 Q채널이 동남아 해적들의 역사적 기원과 실태를 다룬 HD다큐멘터리 ‘특별기획, 아시아의 해적’을 30일 밤 9시에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 지원을 받아 싱가포르의 다큐ㆍ영화 전문 제작사인 ‘Oak3 films’와 1년에 걸쳐 공동 제작했다. 해적은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과거 추억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21세기에도 생명력을 이어가면서 전 세계 선박들을 납치하고 선원들을 억류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제작진은 아직까지도 해적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 필리핀 지역과 싱가포르 해역의 술루 해적들의 역사를 살펴본다. 또한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배우들의 재연을 통해 술루 해적들의 다양한 무기와 배, 노예사냥, 전투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다큐는 18세기 스페인이 필리핀을 식민 통치하던 당시부터 시작된다. 술루해에 접한 해안 마을에 3000명의 해적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노예사냥을 시작한다. 당시 스페인 군대는 이들을 단순한 해적이나 악당으로 보고 소탕 작전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1977년 민다나오 섬의 작은 마을 부투안에서 배 유물이 발굴되었고, 이들에 대한 다른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이들은 남아시아와 중국ㆍ인도에까지 무역을 하던 해양민족이었다. 술탄 군주가 이끄는 세 개의 부족(사말, 타오숙, 일라눈)으로 이루어진 무슬림 연합 세력이기도 했다. 이들이 자행한 노예사냥은 이슬람 문화를 말살하고 기독교를 확산시키려는 식민 당국에 대한 하나의 저항행위라는 새로운 해석을 소개한다.

실제로 이들 이슬람 후손들은 자신의 조상들을 기독교 식민주의자들에게서 토착민의 문화를 수호하려했던 자유의 투사로 여겼다. 그리고 발견된 유물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단순한 해적이 아니라 전문적인 무역상이자, 노련한 선박기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술루해의 약탈자들을‘자유의 투사’로 볼 것인가. 아니면 ‘난폭한 해적’으로 해석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가능하겠지만, 식민주의에 저항해 자신들의 신앙과 토착문화를 지키려 했던 이들 필리핀 역사에 뚜렷한 행적을 남기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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