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홍보 캐릭터, '일본령 독도' 연상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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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서쪽 섬은 푸른색 계열에 짙은 눈썹과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건장한 사내로, 동쪽 섬은 주황색 계열에 머리에는 꽃단장을 하고 호호 눈웃음 짓는 여성으로….'

경북도(도지사 김관용)가 독도 홍보를 위해 1억9000만원을 들여 만든 독도 캐릭터 이미지가 일본이 의인화한 독도 별칭과 유사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와 독도 영유권 선전 책자에서 독도의 서도와 동도를 각각 ‘남도’와 ‘여도’로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경북도가 공식 발표한 독도 캐릭터 ‘독도랑과 친구들’의 주 캐릭터 ‘독도랑’도 서도ㆍ동도를 남녀 한쌍으로 묘사하고 있다.

독도 캐릭터는 경남 창원에 있는 한 디자인 업체가 제작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6월 한국디자인진흥원 영남지원과 수의계약을 체결해 제작을 의뢰했고, 진흥원은 다시 이 업체에 용역을 줬다. 경북도는 디자인 도용 가능성을 이유로 비공개로 사업을 추진했다. 지방의 디자인 전공 교수와 미술인협회 회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 9명을 위촉한 다음 이들을 상대로 두 차례의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독도 선전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나 비교 검토는 없었다.

경북도가 20일 공개한 독도 캐릭터 ''독도랑''-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독도 영유권 선전용 지도(사진 위)와 마찬가지로 독도의 서도와 동도를 남자와 여자로 묘사해 ''일본령 독도''를 연상케 한다.

제작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경북도 간부와 자문위원이 참석한 중간 발표회에서 독도를 사람으로 표현하기로 결정한 다음, 서ㆍ동도를 남녀 한쌍으로 묘사하는 것이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지난달 12일 최종 발표회에서 일부 자문위원들이 독도 캐릭터의 성별 구별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해 동도를 상징하는 오른쪽 캐릭터 머리에 독도의 자생 꽃 ‘왕해국’을 그려 넣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독도랑 캐릭터에서 흰색 배경에 그려 넣은 태양도 일본을 상징하는 ‘일장기’를 연상하게 한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런 지적은 제작 과정에서 경북도청 내부에서도 제기됐었다. 경북도 당국자는 “태양이 일장기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독도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는 태양을 넣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도지사 결재와 상표 관련 등록을 완료한 후 캐릭터를 공개했다. 경북도는 추가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독도 캐릭터를 독도 에니메이션 제작 및 홍보물 제작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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