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經기자가 본 한국-시장개방 경쟁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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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수입상품에 의한 경쟁촉진의 효과가 미흡하다』-.
한국정부의 경제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재정경제원은 5월하순 도쿄(東京).뉴욕.런던.파리등 해외주요 8개도시와 서울을 대상으로한 내외가격차의 조사결과를 발표,이같이 지적했다.
의료품.식품.가전제품등 43개품목의 제품가격을 기초로 종합지수를 계산했더니 서울보다 값이 비싼 곳은 도쿄뿐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의 재벌은 보호된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성장해왔다.일본의 고도성장기와 사정이 비슷하다.일본은 시장개방을 추진해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한국도 최근의 세계적인 무역자유화 흐름속에 본격적인 시장개방압력을 받고 있다.
경제정책에 밝은 이규억(李奎億)산업연구원장은『각 재벌은 2,3년내에 그룹의 장.단점을 확인하게될 것』이라고 말한다.재벌에대한 금융규제는 계속 강화되고있어 각 재벌도 지금까지와 같은「문어발」식 사업확대를 바꿔 사업정리 움직임을 보 이기 시작했다. 구조개혁에 쫓기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가공조립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기계와 부품에 의존해 왔다.
이때문에 중소기업의 육성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제조업의 부가가치생산액중 종업원 3백명미만의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93년 50.3%.91년의 45.8%보다 크게 신장됐지만 일본의 56.7%에 비하면 아직 낮다.
한국 통상산업부의 오영교(吳盈敎)중소기업국장은『일본의 비율에가까이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 差는 크다.일본의 부품메이커는 독자적인 신제품개발 능력을 갖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조립메이커 의뢰에 응하는 정도의 기업들이 많고 기술력에서도 아직 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의 수출은 급신장하고 있다.그러나 엔高로 라이벌인 일본제품의 가격이 오른데 크게 기인한 것이지 한국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대폭 향상됐기 때문은 아닌 듯하다.금후 자본시장개방에 의한 자금유입으로 원高가 진행될 가능성도 예상해 볼수 있다.
지금의 좋은 환경을 살려 어떻게 구조개혁을 진행할 것인가가 한국기업에 있어서의 최대 과제다.
〈日本經濟新聞 아라이 히로시(新井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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