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들 민원공세 시달린다-그린벨트 해제.관광특구 확대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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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6.27 지방선거가 억지민원의 「볼모」가 되고 있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각 후보들의 득표작전이 치열해지자 『집단민원을 해결해주면 몰표를 찍어주겠다』며 후보자에게 공약을강요하는 사례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정 이익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순수한 의미에서의 「민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표를 담보로 흥정을 붙이고 「거래」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대구시수성구범어동 W아파트와 인근주민 1천여명의 대표들은 최 근 대구시장과 수성구청장 후보들을 찾아가 『아파트와 주택 인근에 정화여.
중고등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는 공약을 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겠다』면서 각 후보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대구시동구 둔산.부동등 대구공항 주변 주민들과 그린벨트 편입지역의 주민들은 동구청장에 나선 후보 4명에게 『그린벨트 해제와 대구공항의 국제공항화 반대를 공약으로 해달라』며 민원공세를 펴고 있다.
유흥업소와 개발가능한 땅이 많은 대전시 유성구청장 후보들도 일부 주민단체들의 곤혹스런 요구를 받고 있다.
유성구청장에 출마한 이병오(李炳五.민자).송석찬(宋錫贊.민주)후보 사무실에는 요즈음 주민단체와 요식업자단체를 자칭하는 주민들이 몰려와▲유성지역 그린벨트 해제▲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기존 관광특구지역확대등의 요구를 들어주면 해당 후보를돕겠다는 제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전남여수시여서동 Y아파트(7백80가구)주민들은 모 시장후보를 찾아가 『아파트앞에 건축중인 H아파트 공사를 못하게 해줄 경우 표를 몰아주겠다』고 제의했다.
전북전주시완산구 서서학.동서학동 일부 주민들은 최근 민자당 전북도지부에 찾아가 서부지역 서부우회도로와 동부지역 전주~남원간을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서부우회도로와 전주~남원간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주시내 한복판에 신설도로를 개설해야 하는데 이 도로를 개설할 경우시내 교통체증이 심화되는등 도로개설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방선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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