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즈업계 枯死위기-외국産 低價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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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올부터 개방된 국내 치즈시장이 외국산 제품의 저가공세에 밀려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치즈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이른바 자연치즈는 올들어 설비가동률이 20% 수준으로 뚝 떨어질 정도로 고사(枯死)위기에 빠졌고 하반기에는 완제품수입도 본격화될 움직임이어서 치즈업계를덮친 개방파고가 갈수록 거세질 조짐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월중 호주.뉴질랜드.미국.덴마크 등으로부터 수입된 외국산 치즈는 2천6백t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의 수입물량이 1만t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치즈시장 규모가 지난해 1만4천t(7백억원)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외국제품의 시장잠식은 시간문제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특히 국내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자연치즈의 경우 피자.햄버거용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지만 서울우 유.매일유업.남양유업.해태유업 등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가격경쟁력상실로 생산감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내산 자연치즈는 ㎏당 7천원인데 반해 수입치즈는 미국산이 5천5백~6천원,호주.뉴질랜드산은 5천원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치즈업계 관계자는 『수입치즈의 저가공세가 거세지면서 올들어 이달까지 대부분 업체들이 공장을 한달정도만 돌렸을 뿐 5개월 가까이 설비를 놀리고 있다』면서 『그나마 구색맞추기 생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세계굴지의 치즈가공업체인 美크라프트社가 올 하반기중빙그레와 손잡고 치즈가공 완제품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어 국내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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