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밀착점검-강원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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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강원도 선거가 이처럼 많은 관심속에서 치러지기는 처음이다.
』현지 선거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강원도지사 선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강원도지사 선거는 혼전이다.아무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그래서 여야 막론하고 중앙당에서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잘되고 있느냐』고 챙기는 「높은 분」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있는 듯 없는 듯 관심사각(死角)지대 에서 치러지던 과거 선거들과는 판이한 분위기다.
혼전은 민주당 이봉모(李奉模)후보의 돌연한 사퇴로 가중되고 있다.李씨 사퇴로 선거는 2파전이 됐다.민자당 이상룡(李相龍)후보와 자민련 최각규(崔珏圭)후보의 1대1대결이 된 것이다.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민자당 李 후보의 프리미엄은 이봉모씨의 사퇴로 소멸된 인상이다.李씨 사퇴로 야권후보가 단일화된 때문이다.또한 영동(嶺東)출신후보도 한명으로 좁혀졌다.단일 영서(嶺西)출신후보였던 민자당 李후보에게 「덤」이 없어진 것이다.
인구는 영서지역이 많다.자연히 인구의 70%안팎인 유권자도 영서가 많다.태백산맥의 가운데 위치한 영월.평창.정선도 동서로나눌 경우 영서에 포함된다.그러면 격차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응집력에는 차이가 있다.확실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서사람들조차 『뭉치기는 영동쪽이 더 잘 뭉친다』는 얘기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동시에 영서는 춘천권. 원주권의 정서가차이가 있다.원주권에는 예산과 정책지원에서 상대 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믿는 유권자가 많다.그래서 崔후보측은 원주를 집중 공략중이다.
하지만 선거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곳이 강원도다.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직업중 농업이 가장 많다는 통계가 강원도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후보와 운동원들이 아무리 발이 부르트도록 다녀도,열심히 신문과 TV토론에 나가도 커버 하지 못하는유권자들이 태반이다.더구나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시지역보다 군지역의 유권자 투표율이 높다.지난 91년 광역의회선거 투표율은 시지역이 62.8%인 반면 군지역은 74%였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촘촘히 짜여있는 민자당 조직이 위력을 발휘하기 딱 좋은 여건이다.자민련은 14개 강원도 국회의원선거구중영동에 3개지구당 뿐이었다.신민당과의 통합으로 영서에 지구당 3개가 늘었지만 그래봐야 6개에 불과하다.
지금 崔후보는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부총리.장관을 역임한경력을 내세우며 인물론을 편다.반면 李후보는 조직의 그물로 표를 잡아가고 있다.「개발을 원하면 여당을」이란 캐치프레이즈도 주요한 무기다.조직과 바람의 대결에서 어느쪽이 막판에 웃게될 지 관심이다.
[春川=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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