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핵심 실세’ 딴소리에 YS가 화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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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18일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특강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달변의 정치인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발언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고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산하는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18일 한나라당 공천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이날 경성대 특강에서 “아주 실패한 공천, 잘못한 공천”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절대 과반을 못 넘는다”는 장담도 했다.

이에 앞서 경성대 이사장실에서 연 다과회에선 “오늘 아침식사를 부산시장 등과 함께했는데 공천 얘기를 하더라”면서 자신의 측근이자 최근 한나라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을 거론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부산 남을)는 그쪽 방향으로 오줌을 눈 적도 없는 사람이 공천을 받아 구청장과 시·구 의원 전원이 반대한다. 그건 한마디로 공천이 잘못됐다는 말이다. 특히 부산은 공천이 잘못됐다. 서울도 심각하다”고 했다.

YS는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까칠해졌다. 고향인 거제에서 출마 채비를 하던 차남 현철씨와 자신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 전 의원이 당헌·당규에 막혀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공천 신청조차 못하게 되면서다.

YS의 한 측근은 “김 전 대통령은 사실 현철씨의 출마 자체에는 별 집착이 없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경선 때 친이 진영의 핵심 실세가 현철씨에게 ‘공천은 걱정하지 말라’며 도움을 요청해 도와줬는데 이제 와 딴소리를 하는 데 대해 격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김덕룡 ·이강두·김무성·이규택·이경재 등 측근인 민주계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 탈락하자 공개 비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근은 “국정운영이든 공천이든 사가 개입된 걸 지적하신 것”이라며 “마음속에 있는 걸 솔직히 말씀하신 거고, (이 대통령이) 앞으로 잘하면 잘한다고 또 얘기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YS의 발언을 두고 한나라당은 술렁거렸다. 영남권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유기준 의원은 “아주 정확한 얘기가 아니냐”고 반색했다.

◇김무성-이재오 논란=김무성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이재오 의원은 총선에서 낙선으로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고 이방호 의원은 과반수 확보 실패로 문책당할 것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의원이 공천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측근들에게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을 위해 (내가 영입해) 열심히 뛰었던 의원 20명과 당협위원장 32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는데 어떻게 나에게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누명을 씌우는 것이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고정애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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