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佛 核실험 왜 서두르나-97년이후 기회없다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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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달 15일 중국의 지하핵실험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프랑스가 연내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여 세계 각국의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核후발강국들은 지난달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무기(無期)연장되고 내년말까지 포괄적 핵실험금지협정(CTBT)이 체결되면 핵실험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을 우려,미국.러시아와의 형평성(衡平性)을 강조하면서 핵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3년간 중단했던 핵실험을 빠르면 올해말께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알랭 쥐페 총리는 6일『프랑스의 영구적 핵억지력은 절대적 최우선 과제』라며 핵모의실험시설등 안보에 필수적인 모든 방안들을 제시할 것을 국방부에 하달했다.
자크 랑사드 참모총장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핵실험의 전면금지를 규정한 CTBT가 발효되는 내년 6월전까지 핵실험을 완료해야 한다고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프랑스가 추진하는 핵실험은▲모의실험체계 완성▲보유核무기 실험▲핵무기 소형화▲새로운 차세대 핵탄두 개발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는 특히 현재 배치중인 잠수함발진「르 트리옹팡」(승리자) 핵미사일 M-45를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대신 중국.일본등 동북아까지 사정거리에 두는 M-5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핵실험 계속 의지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지난달 신장(新彊)지역에서 42번째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연내 2회,내년중 3회의 핵실험을 추가실시할 계획으로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64년 원자폭탄,67년 수소폭탄을 각각 개발했으나 핵관련기술이 미.러시아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음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이 빠져나간 군사적 공백을 메우려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핵실험횟수가 9백50회,러시아는 8백50회에 이르는 것과 비교할 경우 核경쟁력이 상대적으로열세라는 것이다.
중국은 조만간 사정거리 8천㎞의 「둥펑(東風)-31」의 발사실험을 하는데 이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쥐랑(巨浪)급 미사일을개발,오는 90년대말까지 실전배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다른 이유로는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사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지도부가 핵무기 첨단기술개발을 軍현대화계획의 중요과제로 잡아놓은 군부내 국가주의적 강경노선을 무시할 수 없다는점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李陽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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