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인형 발표회가진 任秀希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일반적으로 인형이라면 단순히 어린이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제가 인형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참 얼굴과 표정,복식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축소해내는 작업입니다.』 결혼도 미룬채 15년째 전통인형에 미쳐(?)사는 소연(素鉛)임수희(任秀希.36)씨가 5일 오후7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임씨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활쏘는 기녀』『섬아기』『염소와순이』『길쌈』『빨래터』등 이야기가 있는 인형 20여점과 조선시대 여인네들의 전통머리 모습을 주제로 한 상반신 인형 5점.
임씨의 인형들에는 수십년 혹은 수백년전 이래로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임씨가 전통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여상을 졸업한 직후부터.우리네 모습을 한 인형을 통해 우리의 생활사를 복원해 보자는생각에서였지만 먼저 이뤄놓은 바탕도 없고 또 가진 것이라곤 조그만 손과 마음뿐이라 사글셋방을 돌며 갖은 고생 을 다했다.
특히 「그 시절,그 얘기」의 표현을 받쳐줄 「그때 그 천」을구하느라 전국을 헤집고 다닌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져 온다.
임씨가 지금까지 만든 인형은 줄잡아 2천여점으로 자연속에 묻혀사는 두메산골이나 섬마을 여인네들의 표정을 담아낸 것이 대부분이다. 李晩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