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메카 이루지 못하면 초일류 금융허브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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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국제경쟁력이다. 창조와 혁신은 문화에서 나온다.”

홍콩 주룽(九龍) 문화단지 조성을 총지휘하고 있는 홍콩정부 민정사무국(民政事務局) 이스더 룽(梁悅賢·사진) 부비서장(차관)은 13일 이같이 강조하면서 “선진 문화산업 없이 홍콩이 꿈꾸는 세계 초일류 금융허브는 어렵다”고 말했다.

-왜 갑자기 문화단지인 가.

“갑자기가 아니다. 1990년대 말부터 고민했다. 홍콩은 세계가 인정하는 아시아의 금융·물류·관광허브다. 그러나 이 정도론 안 된다. 아시아를 넘어 뉴욕·런던과 겨루기 위해선 홍콩 전체에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금은 지식경제·글로벌 경제시대다. 국가든 개인이든 경쟁력의 핵심은 창조와 혁신이다. 그리고 선진 문화산업은 끝없는 창조에서 나온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문화산업이 어떻게 사회전반의 창조와 혁신으로 이어지는가.

“위대한 그림과 영화·음악은 예술가의 자유와 창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탄생하지 못한다. 세계 수준의 문화단지가 조성돼 홍콩사회가 이 같은 창조적 문화를 접하게 되면 창조와 변화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사실 홍콩의 가장 큰 약점은 시민들이 선진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선진국 문화단지와 뭐가 다른가.

“홍콩은 동서 문화가 융합하는 곳이다. 70개가 넘는 국가의 국민들이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모든 문화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진정한 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게 우리의 목표다.”

-문화산업이 발전하려면 시민의 의식도 중요한데.

“홍콩은 지금 교육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있는데,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문화교육 강화다. 내년께 새로운 교육제도가 시행되면 각 학교에서는 예술적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조기 발굴하게 된다. ”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우선 경제적 효과가 크다. 정부에서 보수적으로 추산했는데도 2015년 1차 공사가 끝나면 매년 37억 홍콩달러 이상의 지역총생산 증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관광객과 고용증가 등 부대효과가 많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홍콩사회에 일어날 문화적 자유와 창조·혁신 바람이다. ”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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