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한시간 60분 … 장고 바둑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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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봉수 9단

KB국민은행 2008 한국바둑리그가 팀, 감독, 연고지를 확정하고 14일 선수 지명에 나선다.

8개 팀 중 티브로드는 신생팀. 대방 노블랜드가 빠져나가고 올해 새로 들어온 티브로드(대표 허영호)는 태광그룹의 방송부문 사업자이자 국내 최대 케이블방송 사업자다. 서봉수 9단이 이 팀의 감독을 맡았다.

총 48명의 선수 중 28명은 3월 현재의 랭킹 순으로 선발된다. 14일엔 각 팀이 지난해 선수 중 가장 애지중지하는 선수 한 명씩 지명한다(일명 보호지명인데 신생팀은 자격 없음. 이들은 100% 랭킹 28위 이내에 들어 있다). 또 각 팀은 랭킹 28위 밖의 기사들을 대상으로 1명씩 자율 지명한다.

이렇게 36명이 확정되면 나머지 자리는 모두 12장. 이들은 19∼21일 치러지는 예선전에서 선발된다. 선수 선발이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팀이 주장하는 선수선발권과 랭킹이 낮은 프로기사들이 주장하는 기회균등권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결과물이다. 그동안 제한시간 10분, 30초 초읽기 3회의 속기전으로 진행된 한국바둑리그는 지나친 속기화에 대한 우려를 받아들여 2008시즌부터 장고 바둑 한 판을 도입한다. 각 5명의 선수가 두는 5판 중 제한시간 1시간에 30초 5회가 주어지는 장고 바둑은 매 경기 제4국에 배치돼 3국과 함께 시작되고, 5국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끝난다. 또 올해부터는 3대 1이나 3대 0으로 끝나도 매 경기 5국까지 모든 경기를 진행시킨다(팀 승수가 같을 때는 다승 우선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실전파 서봉수 9단, 신생팀 감독에

바둑 공부조차 오직 ‘실전’만을 추구했던 실전파의 대가 서봉수 9단이 신생 팀 티브로드의 감독직을 수락해 화제다. ‘잡초류’라 불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서 9단이지만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랭킹 29위를 마크해 한 발 차이로 선수 선발에서 제외됐고(아쉽게도 한 달 후 다시 28위로 복귀했다) 예선전마저 탈락했다. 나이 탓에 속기가 힘들다고 본 팀 관계자들은 자율지명에서도 서 9단을 제외했다. 판에서 밀려난 서 9단은 결국 ‘투 잡스’의 대열에 동참하기로 한 것.

한편 신성건설(서울)은 양재호 9단, 제일화재(충북)는 이홍렬 9단, 한게임(경기)은 정수현 9단, 월드메르디앙(경북)은 장수영 9단, KIXX(광주)는 백성호 9단, 영남일보(대구)는 최규병 9단, 울산디아채(울산)는 김영환 8단 등 지난해 감독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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