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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통합제어 기술 各國경쟁-유럽勢 앞서 日업체들 맹추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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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회사원 金모(42)씨는 최근 엔진의 회전 속도(RPM)가 제멋대로 오르내리며 언덕길에서 갑자기 힘이 떨어져 정비공장을 찾았다.정비공장에서는 엔진에 이상이 있는것 같은데 어디에 문제가있는지 모르겠다는 대답이었다.몇군데 다른 정비공 장에서도 제대로 원인을 찾지 못했다.결국 가장 큰 직영공장에서 30만원을 주고 엔진 전자제어장치를 교체했으나 충분한 수리가 되지는 못했다.자동차의 전자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차량의 전자화가 진전되면서 주행 편리성은 높아졌으나 수리는훨씬 힘들어지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움직이는 쇳덩어리로만 생각되던 자동차가 이제는 달리는 전자제품이 되고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전자화 비중을 정확히 산출해놓은 자료는 없으나 지난해말 현재 금액기준으로 대략 전차종 평균 17%정도로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선진국도 평균 이 정도 수준인데 고급차의 경우 20%를 약간넘고 있다.전자화비중은 2000년이면 30%,2010년이면 40%정도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전자화의 가장 큰 특색은 자동차의 전반적 기능을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대부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ECU는 엔진작동상태를 감지하는 각종 센서들로부터 입력된 신호를 기초로 최적의 연료량 분사와 점화시기등을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해 제어하는등 최적의 주행및 안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다.
이밖에 각종 주행안전장치에 전자장치가 들어간다.
에어백과 바퀴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트랙션컨트롤 시스템(TCS.회전시 또는 빙판길.모랫길등에서의 바퀴미끄럼방지시스템),크루즈컨트롤 시스템(CCS.定速주행장치)등을 통해 자동차의 안전도를 크게 향상시킨 것이다.
자동차의 전자기술은 수요의 고급화.다양화에 대응해 그동안 동력전달장치와 주변기기,조향.현가장치등의 단위부품에 폭넓게 응용돼왔다.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전자제어화된 단위부품들을 통합해제어하는 시스템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등 자동차 선진국이 안전을 위한 각종 법규를 강화하면서 에어백과 ABS등을 소형차에까지 의무적으로 장착케할 움직임이어서 자동차의 전자화 비중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통합제어화가 이루어지면 부품간의 상호작용으로 승차감과 주행성능.제동성이 크게 개선될수 있으며 경량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통합제어화 기술은 유럽메이커들이 앞서있는데 발달된 전자산업을 바탕으로 한 일본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BMW는 97년께 엔진.자동변속기.서스펜션.ABS등 각종 전자제어 부품을 하나의 컴퓨터로 통합제어하는 승용차를 개발할 목표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폴크스바겐도 엔진.브레이크.자동변속기등 세가지를 통합제어하는시스템을 갖춘 자동차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인공위성을 이용한 도로정보시스템도 개발이 거의 끝나 선진국에서는 어느정도 실용화단계에 들어갔다.즉 차 안에서 화상으로 자동차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받아 이용하는등 자동차의 멀티미디어화도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수준의 자동차 전자화는 돼있다.그러나 그 기반이 되는 기초기술을 거의 전부 선진국에서 로열티를 주고 사오고 있어 핵심기술개발이 시급한실정이다.
ABS.에어백.TCS등 전자화와 관련된 제품 대부분을 독일 보쉬와 지멘스,미국 얼라이드사등으로부터 기술제휴 또는 합작으로생산하고 있어 독자기술기반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자회사로 전자제어장치를 생산하는 ㈜케피코의 윤성모(尹城模)기획정보실장은 『자동차의 전자화와 관련해 소재기술등 기초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이런 기초기술을 육성할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업체가 중구난방식 으로 들여오는 자동차 전자화기술을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전자화 기술이 통합되는 추세인 만큼 업체끼리 자동차부품을 공용화하게 되면 기술개발비용이 훨씬 절약될 것』이라며 자동차메이커들의 부품공용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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