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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B/A/R 엿보기

중앙일보

입력

요즘 1년을 못 버티고 문 닫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부지기수다. 트렌드의 메카라 불리는 청담동은 주변 상황에 더욱 민감하다. 이런 판국에 몇 년 동안 꾸준히 단골들의 발길이 머문다면 뭔가 특별함이 있다는 증거 아닐까. 와인 한 잔을 마셔도 왠지 끌리는 그곳, 청담동 3대 바를 소개한다.

원스 인 어 블루문 (Once in a Blue Moon)
 1998년 4월 1일 탄생한 라이브 재즈 클럽. 블루문은 한달에 보름달이 두번 뜨는 현상을 일컫는다. 따라서 바 이름은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을 뜻한다. 당시 청담동에 재즈바를 오픈한 것부터가 ‘원스 인 어 블루문’이었다. 와인을 소주 마시듯 들이키거나 잔을 돌려 마시기 일쑤였던 시절에 재즈바는 낯선 곳일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당시는 IMF 소용돌이에 나라 경제가 흔들거리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로 찾아왔다. IMF에 맞춰 글로벌 스탠더드를 표방하고 나선 것이 성공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가 돼버렸다. 또 각종 CF와 영화·드라마에 등장함으로써 대중에게도 친숙해졌다. 자연히 고객 연령층도 20대~70대까지 넓어졌다. 내부는 블루벨벳을 두르고 가구와 바닥은 마호가니를 입었다. 벽과 천장엔 방음 시설이 갖춰져 있고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기 위한 음향 설비는 콘서트홀 못지 않다. 라이브 공연은 정통 재즈를 중심으로 스윙·비밥·탱고 등 다양하다. 국내 연주자들의 정기공연 외에 윈튼 마살리스·로라 피지·척 맨지오니·로비 라카토시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무대에 올랐다. 오는 4월 1일엔 10주년 기념 행사를 갖는다. 와인 5만~112만원, 식사 1만~5만원, 디너 코스 6만5000~7만원. 영업 시간 오후 5시~새벽 2시(6월 6일 휴무). 문의 02-549-5490
 
까사델비노 (CASA del VINO)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한데 모여있는 청담동 대로변에 2002년 10월 문을 열었다. 스테인리스와 대리석·타일을 서로 다른 벽면에 사용해 모던한 감각의 실내를 만들었다. 세련된 공간에 걸맞게 고객 대부분은 20~40대 전문직. 값이 비싸긴 하지만 이곳을 즐겨 찾을 만한 이유가 분명 있다. 와인 리스트다. 전체 700여 종 중 절반은 프랑스·이탈리아산이고 나머지는 호주·칠레·아르헨티나·미국 등의 와인 신생국 브랜드로 이뤄져 있다. 또 나파 밸리의 ‘컬트 와인(Cult wine, 와인메이커 개인이 마시기 위해 제조한 것)’과 저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점수 매긴 것, 10년 이상 된 빈티지 컬렉션 등 주제별로 모아놓은 것도 특색 있다. 리스트는 한 달에 한 번 바뀌는데 평균 20여 종이 물갈이 된다. 그러기 위해 소믈리에 상민규는 매달 와인 스펙테이터(美)와 디캔터(英)를 비롯한 국내외 와인 서적을 샅샅이 훑고 해외에 나갈 때면 현지 레스토랑을 찾아 처음 보는 와인을 주문한다. 덕분에 까사델비노를 찾는 고객들은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특이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와인을 들고 가면 별도의 서비스 요금(2만~6만원)이 붙는다. 와인 3만~1500만원, 식사 1만~6만5000원, 세트메뉴 2만8000원, 4만5000원.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2시(일요일 휴무). 문의 02-542-8003
 
에이.오.씨 (A.O.C)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는 프랑스 와인 등급 중 최상급을 일컫는다. 프렌치 스타일의 와인바임은 불문가지다. 가벼운 식사는 물론 메인 코스까지 주문할 수 있고 낮에는 캐주얼한 카페가 된다. ‘브라세리&와인바’라는 컨셉트로 2003년 12월 M.net 뒤편에 오픈했다. A.O.C가 준비한 와인은 180여 종. 13년 경력의 손동영 소믈리에는 2주에 한 번씩 와인리스트를 정비한다. 음식은 샐러드와 파스타·스테이크 등 50여 가지. 대부분이 이탈리안 요리지만 데코레이션은 프랑스 식이다. 실내 인테리어도 마찬가지. 시즌마다 한 가지 메인 색상을 정해 꾸미는 파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홀과 테라스를 옅은 노란색으로 통일했다. 또 크고 작은 꽃장식과 인형이나 소품들을 곳곳에 놓아 아기자기함을 더했다.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안쪽에 위치한 두 개의 룸. 한쪽은 오리엔탈 고가구와 샹들리에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각양각색의 패브릭과 쿠션이 믹스매치돼 있다. 이벤트도 다채롭다. 매달 신진 사진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1년에 서너 번은 바비큐나 샴페인&굴 파티를 연다. 단골 고객 중의 40%가 연예인이나 예술가라 낮시간에도 유명인을 만날 기회가 쏠쏠하다. 와인 6만~62만원, 식사 7000~3만4000원, 런치 세트 1만1000~1만5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5시, 오후 6시~새벽 2시. 문의 02-541-9260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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