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회 칸영화제 신예감독 대거진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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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지난 17일 개막된 제48회 칸영화제에는 유명 기성감독과 젊은 감독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예년에 비해 참여가 늘어난 유명 감독들은 대부분 사극을 출품했으며 젊은 감독들은 범죄.폭력.섹스.마약등 젊은이들의 문제에정면으로 도전,「기성과 젊음의 공존」「역사와 현실에 대한 관심」이 올 칸영화제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히고 있 다.
특히 영화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미래지향적인「젊은 정신」에 주안점을 둔 올해에는 신진 감독의 출품이 수적으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부문 출품 24편중 데뷔작과 두번째 작품이 14편에 이르고 비경쟁부문까지 포함하면 총 23편이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을 겨뤄 어느해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매스컴의 가장 큰 지원을 받고 있는『증오』는 올해 27세인 프랑스감독 마튜 카소비츠의 두번째 작품으로 파리근교 빈민지역에서 발생한 경찰과 지역 젊은이들의 충돌을 다큐멘터리 터치로 그리고 있다.
역시 27세인 프랑스 자비에 보브와의『내가 죽을 것을 잊지 마라』는 에이즈로 판명된 한 젊은이의 반항을 충격적인 영상에 담았고 미국 신예 감독 래리 클락의『아이들』은 뉴욕 우범지역의젊은이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유명 감독들의 경우「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현실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영국영화를 대표하고 있는 켄 로치의『대지와 자유』는 30년대 스페인내전에 참전해 자유를 위해 싸운 한 영국노동자를 다뤘고 에미르 쿠스트리카(유럽연합)는 2차대전이 끝난 사실을 모른채 지하에서 50년간 생활해온 피신자 20여명 의 이야기를사실적인 영상에 담은『언더그라운드』를 출품했다.
제임스 아이보리(미국)의『파리의 제퍼슨』은 혁명전야의 18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미국독립선언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대통령의사랑을 그리고 있다.
오는 28일 폐막되는 올해 칸영화제는 젊은 감독들의 현실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의식과 기성 감독들의 역사에 대한 집단적인 관심의 「한판 승부」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칸=박천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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