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오피스텔 "삼성철수 쇼크"

중앙일보

입력

"삼성이 떠난 이후 오피스텔 찾는 손님이 뚝 끊겼어요. 임대료를 낮춰도 거래가 안됩니다."

경기도 분당신도시 서현동 일대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초 삼성물산이 분당 삼성플라자 빌딩에서 서울 강남역 사옥으로 이주하면서 분당 일대 오피스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

지난해 이맘때는 오피스텔 임대 물건이 동이 났었는데 요즘은 한달 가까이 비어 있는 곳도 많다.

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당 서현동 일대 인기 오피스텔의 월 임대료(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설 연휴 이후 평균 10만원 정도 떨어졌다.

서현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설연휴 이후 손님 구경을 못했다"며 "그동안 오피스텔이 없어서 거래를 못한 적은 많지만 손님이 없어서 월세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화오벨리스크 LG에클라트Ⅱ 풍림아이원플러스 등 서현동 일대 인기 오피스텔(20평형 안팎 기준)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70만원선이다.

지난달 설연휴 전까지만해도 월세 70만원보다 싼 물건은 없었다. 고층의 경우 월세가 8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서현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70만원에도 잘 나갔던 오피스텔인데 60만원까지 낮춰도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예상은 했지만 '삼성 파워'가 이렇게 강한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인근 정자동 일대도 오피스텔 물건이 남아 돈다. 서현동과 정자동 2곳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정자동은 대단지 오피스텔이 많지만 지난해까지 비어있는 물건은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삼성물산 이주가 시작되면서 오피스텔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재계약 성사율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분당 오피스텔 임대 시장이 조만간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플라자 빌딩에 증권사와 IT업체들이 입주하면 다시 예전 시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성만큼은 아니어도 새 기업이 들어오면 오피스텔을 찾는 손님도 늘지 않겠냐"며 "몇달후엔 분명히 제값을 찾을 것이라고 주인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임대료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K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임대계약이 끝나는 삼성물산 직원들이나 협력사 직원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 빠져 나가면 임대료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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