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농협 대대적 통폐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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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 하반기 중에 농협의 단위 조합을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는 계획이 마련된다.

현재 1300여개에 이르는 단위조합수를 약 500개 수준으로 줄여 대형화한다는 것이다. 또 농협이 독점해온 농업 관련 정책자금 대출 업무가 일반은행으로 확대돼 농협도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체제로 바뀐다.

농림부는 8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농림부는 우선 농협 조합끼리 경쟁하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조합별 금리를 상반기 중 인터넷에 비교 공시할 방침이다. 또 농민들에게 현재 살고 있는 시.군 내에서는 마음대로 조합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농협법 개정에 포함할 방침이다. 부실조합을 판정하는 기준인 순자본 비율(현재 2%)을 내년에 3%로 높이고, 2006년에는 4%로 올리기로 했다.

이 밖에 현재 행정구역 중심으로 나뉘어 있는 조합을 실질적인 생활권이나 농산물 생산권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농협을 농민조합원을 위한 실질적인 생산자 조직으로 변모시키자는 구상이다.

농림부는 앞으로 농업정책을 세울 때 농민단체를 중간에 넣지 않고 농민들을 직접 상대하기로 했다. 농민단체와 협의하는 기존 방식이 농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농림부는 방역청을 신설하고, 수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의사들이 시.도 검역기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대신하는 공익 수의관 제도의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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