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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뜨면 다른 곳도 갈 수 있어” 호주 공연계의 한국 진출 노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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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11면

올APAM 주빈은 한국과 중국이었다. 세계 공연시장에서 최근 큰 손님으로 떠오른 두 나라에 보내는 호주 공연계의 러브콜이 피부로 느껴졌다. 한국 초청단이 10명, 중국 초청단이 20명이나 됐다. 한국에서는 김철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임수택 과천한마당축제 예술감독, 이승엽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예술감독, 춘천마임축제 최석규 부예술감독과 박지선 기획실장, 조매정 거창국제연극제 기획본부장, 한국예술경영지원센터 이규석 센터장과 위지연 국제교류팀 차장, 김의준 LG아트센터 대표, 전애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전당기획팀 전문관이 참가했다. 자국 공연물의 질이 우수하고 양이 풍부한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호주가 그 대체 시장으로 한국과 중국을 점찍은 것이다.

‘언더웨어’

호주 문화예술위원회와 APAM 조직위원회 측은 한국 공연계 관계자를 각별히 챙겼다. 2월 25일 오후 호주 문화예술위원회 임원들과 한국 대표단 간담회가 따로 마련됐고, 27일 오전에는 한국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조찬 모임을 열도록 주선했다. 간담회에서 호주 문화예술위원회 각 부문 책임자들은 “한국 공연계가 요청하는 일이면 발 벗고 나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조찬 모임에서는 호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온 공연기획자 200여 명이 한국 초청 인사들과 잠시라도 인사를 나누려고 줄을 섰다. 아시아 지역 전문가로 이름난 매니저인 로즈마리 힌데(히란 프로덕션 대표), 마게리테 페퍼(마게리테 페퍼 프로덕션 대표) 등은 대표단과 수시로 접촉하며 공연물을 설명했다.

이규석 센터장은 “호주 공연물의 작품 가격이 중·저가인 데다 서커스를 가미한 희극, 어린이극 등 공연물 성격이 한국 시장에 적당하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위지연 차장은 “한국이 캐나다·싱가포르·중국·홍콩과 함께 세계 5대 공연물 시장에 꼽힌다”고 덧붙였다.

3월 말 서울에 ‘아시아·태평양 예술법인’ 사무실을 내는 재로드 칼랜드 프로듀서, 토벤 브룩맨 총괄 매니저, 리세트 브룩맨 홍보 담당(왼쪽부터).

한국에 직접 법인 사무소를 내는 호주 공연기획사도 생겼다. 3월 말 서울 강남에서 문을 여는 ‘아시아·태평양 예술법인’이다. 명함에 한글과 중국어를 동시에 박아 넣은 토벤 브룩맨 총괄 매니저는 “우선 호주 공연물의 한국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 쪽 파트너와 공동 제작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룩맨은 2002년부터 한국 진출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 시장 조사와 더불어 한국 관객 취향을 살펴왔다고 했다. 그는 “한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공연물이 뜨면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갈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마켓이 가장 중요하고 매력 있다”고 강조했다. 첫 작품은 6월께 무대에 올릴 호주산 뮤지컬. 이미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들고 아시아 투어를 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한국 진출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호주의 원자재 수입국 순위 3위인 한국이 이제 호주의 주요 문화 콘텐트 수입국으로도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철리 예술감독은 “외국 공연물을 들여오는 수입업자 소리를 누가 듣고 싶겠는가. 우리 공연을 외국에 파는 수출업자를 하고 싶지만 그만큼 강한 우리 작품이 드물다. 전통이니 한(恨)이니 하는 데 매달리지 말고 세계 무대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걸작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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