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관 기자의 원포인트 헬스] 등이 꼿꼿하면 살도 빠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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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으면 관심도 멀어지게 마련. 대표적인 부위가 등이다. 체육관에서 근육을 단련하는 사람들 역시 가슴(대흉근)이나 어깨(삼각근), 또는 복근 등 눈에 보이는 쪽 근육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등은 언뜻 보기엔 굴곡 없는 판 구조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별다른 기능 없이 피부를 덮어 놓은 것이란 오해도 산다. 하지만 등에는 우리 몸 650여 개의 근육과 인대 중 400여 개가 모여 있는 ‘에너지와 파워의 원천’이다.

우선 등 근육은 자세를 곧게 한다. 특히 척추뼈 주위를 포진하고 있는 기립근은 돛을 세우는 닻줄의 역할을 한다. 척주(脊柱, 허리뼈 기둥)는 낱개의 척추뼈를 블록처럼 쌓은 구조. 인대와 힘줄, 기립근과 같은 근육이 없다면 간단하게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어깨 뒤쪽에 붙어 있는 견갑근·광배근·승모근 등 굵은 근육들은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펴도록 잡아당겨 준다. 갈비뼈라는 바구니의 공간이 넉넉해지니 그 안에 담겨 있는 장기들도 편해진다. 삼각형의 몸매는 단순한 남성미를 넘어 바른 자세를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등 근육이 훌륭한 에너지 공장이란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근육이 많다 보니 이 부위에서 소모되는 열량도 높다. 등과 어깨를 편 자세로 앉아 있을 때 하루 열량 소모는 무려 1800㎉. 반면 고양이처럼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있을 때는 불과 1390㎉ 정도의 열량밖에 사용하질 않는다. 무려 390㎉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같은 양의 열량을 섭취한 상태에서 매일 400㎉가 추가로 소모되면 10일이면 0.5㎏, 월 1.5㎏의 살이 빠진다는 계산이다.

열량을 소모하는 것은 등 근육의 적근(赤筋, 지근이라고도 함). 이 근육 세포에는 에너지를 태우는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수가 다른 근육보다 많다.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긴장하고, 움직이는 사이에 대사율이 높아지고 덩달아 연료가 활활 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등 근육을 단련하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체육관이라면 ‘바벨 벤트 오버로우’와 ‘데드 리프트’를 권한다. 어깨 너비로 서서 허리를 굽혀 바벨의 바를 잡고 허리를 펴는 동작이 데드 리프트다. 반면 벤트 오버로우는 엎드린 자세에서 노를 젓듯 바를 잡아당겼다 내렸다 하는 동작. <참고:『근육운동 가이드』 (삼호미디어)> 중요한 것은 동작 중엔 반드시 허리를 펴야 한다는 것. 바벨의 하중이 구부린 허리뼈에 집중돼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가볍게 하는 체조도 많다. 기능과 대사를 높이는 엑서사이즈가 목표다. 등뼈는 전후·좌우·비틀기 등 세 방향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각 방향의 움직임을 잘 조합하면 등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① 양손을 X자로 목을 감싸안고, 허리를 숙여 등뼈를 앞뒤로 기울이는 동작 ② 몸을 발과 함께 한 방향으로 옆으로 구부리는 동작 ③ 손을 허공의 벽을 짚듯 하면서 허리를 비트는 동작(그림 참조). 한 동작에 20~30초, 1세트에 90초 동안 진행하며, 아침·점심·저녁 1세트씩 실시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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