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주가 떨어져도 솟아날 ELS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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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자니 주가 하락이 겁나고, 은행의 정기예금에 들자니 이자가 만족스럽지 않고….”

요즘 투자자들의 고민을 요약하면 이렇다.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하고, 예금 금리는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금융상품이라면 인기를 끌지 않을까. 이런 점에 착안해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들이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면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상품의 원리는 비슷하지만 어디서 파는지, 상품 구조가 어떠한지에 따라 ELS, 주가연계펀드(ELF), 지수연동예금(ELD),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같은 뿌리, 다양한 생김새=여러 유형의 상품이 있지만 기본적으론 증권사가 만들어 파는 ELS의 상품 구조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ELS는 수익률이 주식과 채권의 중간쯤 되는 금융상품이다. 개별 주식이나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에 투자한다. 하지만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 투자 위험을 낮췄기 때문에 주식을 직접 샀을 때보다는 수익률이 낮다. 또 안정성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지만 주식도 많이 사기 때문에 통상 채권형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높다. 특히 ELS는 파생금융상품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팔색조’ 상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이익을 내게 한다든지, 주가지수가 급등할 때보다는 일정 범위를 횡보할 때 수익을 내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ELS는 증권사에서만 살 수 있는데 반해 ELF는 은행·보험사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두 상품은 거의 유사하다. 주식형 펀드가 주식을 사듯 ELF는 여러 ELS를 사 하나의 펀드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통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기 때문에 ELS에 비해 수수료가 다소 높다.

주식 이외 자산에 투자하려면 증권사에서 파는 DLS나 은행의 ELD가 적합하다. DLS의 경우 ELS와 달리 주식이 아닌 금·원자재·곡물 등에 투자한다. ELD는 주식에도 투자하지만 최근 원자재·곡물 가격의 상승세에 따라 이들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수익률이냐 안정성이냐=ELD를 제외한 ELS·ELF·DLS 상품은 원금보존형과 원금손실가능형으로 나뉜다. 수익률은 당연히 원금손실가능형이 높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크다’는 투자의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ELS나 ELF의 경우 출시 초기엔 원금보존형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원금손실가능형이 대부분이다. 특히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우량주의 주가수준에 따라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하는 형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절대로 원금은 까먹지 말아야겠다’는 투자자는 원금보존형 ELS·ELF나 은행의 ELD를 사는 게 좋다. 특히 은행들은 ELD 가입 금액 내에서 정기예금을 드는 고객에게 통상적인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가량의 금리를 얹어준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권유미 주임은 “대부분의 ELD는 최소한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률은 올릴 수 있다”며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세금 면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ELS 복제형 ELF’가 가장 유리하다. 이 상품은 펀드가 개별 ELS 상품을 사들이는 게 아니라 펀드 구조를 특정 ELS 구조와 거의 유사하게 만드는 방법을 쓴다. 특히 ELS 관련 상품은 전체 수익에 대해 주민세를 포함한 이자소득세(15.4%)를 내지만 이 상품은 채권 투자 수익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삼성투신운용 구조화상품팀 이천주 매니저는 “복제형 ELF가 절세 효과는 뛰어나지만 같은 유형의 ELS에 비해 수익률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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