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중국 지배 리틀鄧-요절 대만가수 덩리쥐의 노래인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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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낮에 중국을 지배하는 사람은 덩샤오핑(鄧小平)이지만 밤에는덩리쥔(鄧麗君)이 지배한다.』 대만(臺灣)의 간판급 스타 가수였던 그녀는 중국대륙과 홍콩.싱가포르등 全세계 중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우리나라 「엘레지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는 이미자(李美子)와 비견되곤 했다.
때문에 올해 42세인 그녀가 지난 8일 태국에서 천식으로 갑자기 사망하자 대만.홍콩에서는 추모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전통적인 중국정서를 완벽하게 소화했던 덩리쥔은 12세때부터 27년동안 1백여곡을 발표했는데 특히 『당신은 언제 다시 오시렵니까(何日君再來)』라는 노래는 해외에 널리 알려진 곡이다.
인기절정에 오른 73년에는 일본(日本)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중국대륙을 휩쓸었던 인기 덕분에 그녀는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老鄧)에 빗대 「리틀鄧」(小鄧)이라는 애칭을 얻어 중국측으로부터 여러차례 초청받았으나 대륙行을 거부해왔다.
덩리쥔의 노래테이프들은 중국대륙에서 노동자 한달 평균수입이 40元(약4천원)이었던 시절 20元의 고가(高價)를 기록하면서그나마 품귀현상까지 빚기도 했다.
대만의 주요 언론들은 1면 톱기사로 그녀의 사망소식을 알리는한편 여러 面을 할애해 특집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TV들도 리틀鄧에 관한 특집프로그램과 함께 그녀의 과거 활동모습을 계속 방영해 추모분위기를 한껏 부추기고 있다.
또 그녀가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언론매체들은 사망 장소인 태국에 취재진을 파견,취재경쟁에 들어가는등 리틀鄧의 죽음은 국제적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臺北=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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