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다리수술 7차례 받고 목발 … 장애인 올림픽 티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 손엔 목발, 한 손엔 탁구채-.

다리가 불편한 50대 주부가 탁구채를 잡은 지 2년여 만에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주인공은 나유림(54·대구시 만촌동·사진)씨.

나씨는 오는 9월 열리는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서 여자탁구 스탠딩 부문 단식에 나간다.

나씨는 6세에 시작된 골수염으로 왼쪽 다리 수술 3차례, 이어 오른쪽 다리도 결핵성 관절염에 인공관절 수술 등으로 4차례 시술하는 등 40년간 다리 수술만 7차례 받았다.

그가 탁구채를 잡은 것은 2005년 6월 복지관의 수영장을 찾았다가 우연히 장애인 탁구 경기를 지켜보면서였다.

나씨는 “그때 전국대회 3등 선수의 경기를 구경했는데 저 정도는 나도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중학교 때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고 해 1년 정도 탁구를 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는 한쪽 다리만 약간 불편했다는 것.

그해 7월부터 그는 대구시달구벌종합스포츠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부터 지도 받으며 많을 때는 8시간씩 목발을 짚은 채 연습에 매달렸다. 덕분에 실력이 급속히 향상돼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 22개 등 모두 29개 메달을 땄다. 나씨는 현재 세계 랭킹 10위.  

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