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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탕카 -진짜 웃기는 놈이 온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1호 07면

글·그림 우주인, 시즌 1 네이버, 시즌 2 G마켓

한 포털사이트의 지식인 게시판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와 있다. “『와탕카』 너무 재미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거 우주인(『와탕카』 작가의 필명)도 알고 있나요?” 재미없다, 썰렁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은 웹툰에 치명적이다. 스크롤하는 속도보다 이해 속도가 느려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박장대소, 촌철살인- 중앙SUNDAY가 추천하는 웹툰 6편

그런데 어째서 인기가 많을까? 웹툰 같지 않은 매력 때문이다. 꼬맹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 투덜거리면서도 9시 뉴스와 일간지 1면을 일갈하지 않고는 하루를 시작할 수 없는 사람들이어야 깊게 공감하고 크게 웃을 수 있다. 가벼운 예시 하나. 깜깜한 그림 칸에 말풍선이 그려져 있다. “동작 봐라…… 다음!” 그리고 이어지는 말.

“애인 있슴까?!” 군복을 입은 조교와 훈련병 없이도 이 상황을 능히 알 수 있다. 애인이 있는 사람은 애인 이름을 부르며 힘차게 하강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마지막 칸에서야 알 수 있다. 이곳은 군대가 아니다. 지옥불이다. 조교는 저승사자다. 이어지는 마지막 한마디. “솔로천국, 커플지옥인 거다….”

서울 시내에서 매일 볼 수 있는 전도사들의 피켓, 싱글들의 넋두리인 ‘커플천국, 솔로지옥’, 고공낙하 훈련 시 애인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내려야 하는 군대생활 등의 모든 함의가 마지막 한 칸에서 반전을 부른다.

또 한 이야기. 평범해 보이는 두 중년 남자가 있다. 사실 하나는 괴물이고 하나는 초영웅이다. 둘의 격돌은 격렬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결말은? “하서동 1가 및 갈마 3, 4동 일대의… 재건축을 위한 시공사업자 선정 입찰을 시작하겠습니다!”

재건축을 앞둔 판자촌에 유독 자주 발생하는 화재 사건, 얼마 가지 않아 불쑥 솟아오르는 아파트 단지. 설명하지 않고도 의미심장한 물음표를 던진다. 인터넷 세대를 위한 인터넷식 사회만평.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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