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계열사 분리선언 한일그룹 金重源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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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동생들이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면 계열사들을 나눠 맡기라는 선친의 유언에 따른 것입니다.』경남모직등 4개 계열社를 동생들에게 떼내 주기로 결심하고 형제간 재산분배문제를 공식정리하게 된 한일그룹 김중원(金重源.47)회 장은 3일 이번 결정의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87년 회장취임이후 언론에 나서기를 꺼렸던 그를 中央日報가 이날 서울역삼동 金회장 자택에서 단독인터뷰했다.金회장은 인터뷰에서『이번에 떼내는 기업들은 둘째 동생 중건(重建)이 4개 기업을 묶어 소그룹 총수를 맡고 셋째 중광(重 光),다섯째중명(重明)등 셋이 공동 경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회사별로는 중건이 경남모직. 부국증권의 경영권을 맡고 중명이한효건설을 맡으며 한효개발은 세 동생이 함께 경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그는 2000년대를 향해 한일그룹의 힘을 새로 응집시키기 위해서도 이번 계열사 분리 추진이 필요했다 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
-계열사를 떼낸 다음의 한일그룹 계획은.
▲한일합섬등 9개 계열사를 생명공학.전자.건설.섬유등 4개 사업군으로 나눠 집중투자할 계획이다.암진단시약등 첨단화학제품을개발,국내외에 판매하게 될 한효연구원은 앞으로 제약회사로 전환시키고 국제상사는 사설근거리통신망등을 제조.판매 하는 전자업체로 키울 생각이다.또 한일합섬의 건설사업본부는 중장기적으로 건설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앞으로 매년 그룹매출액의 10%를 4개부문 연구개발에 투자해 오는 2000년엔 그룹의 연간 매출규모를 최소 5조원(94년 1조6천억원 )까지 끌어올려 재계 랭킹 15위권안에 진입시킬 생각이다.
-분리되는 회사경영에선 아주 손을 뗀다는 말인가.
▲임원직은 그만둔다.그러나 동생들이 원할 경우 경영자문 정도는 해줄 생각이다.현재 약1% 보유지분은 그대로 갖고 있을 생각이다. -지난해 한일투자금융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하다는 소문도 있는데.
▲한일합섬의 구조조정을 위한 해외투자등으로 한때 자금사정이 어려웠던게 사실이다.그러나 지난해를 고비로 구조조정이 거의 끝난데다 국제상사등 다른 계열사 경영이 빠른 속도로 호전돼 현재자금사정은 매우 양호하다.거래은행들이 이를 확인 해줄 수 있다. 지난해 한일투금을 매각한 것은 자금난 때문이 아니라 금융업이 그룹의 사업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앞으로도 금융업을 할 생각은 없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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