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국 가스管 총점검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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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언제,어디서 또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날는지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가스가 공급되는 도시의 주민들은 가스공포신드롬에 빠져 있다.이런 주민들의 반응이 조금도 무리가 아닌 것이 곳곳의 가스공급관은 위험투성이고,이로 인해 최근 이틀 사이에 만 서울.춘천 등지에서 5건이나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대구사고만 빨리 수습하고 덮어버리려 해서는 안된다.지난해 서울 아현동에서 대폭발사고를 겪고도 다시 대구참사를 겪게 된 것은 바로 그렇게 문제를 더이상 확대 안하려는 순간모면주의 때문이었다. 대구사고 이상 가는 참사를 부를 수 있는 위험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사고수습도 중요하지만,더 큰 일은 더이상 사고가 나지 않게 예방책을 서두르는 일이다.
가스공사관계자.전문가.시공업자들에 따르면 가스저장소에서 가스기지까지는 그래도 안전한 편이나 민간가스공급업자들이 설치한 가스기지에서 주택까지의 공급관이 큰 문제다.용접이 불량하고 배관의 내압이 기준에 미달한 상태인데도 가스안전공사 직원에게 뇌물을 주어 합격판정을 받은 가스관이 전체의 절반은 될거라는 한 시공자의 놀라운 증언도 나왔다.우선 이 사실부터 철저히 조사해잘못이 확인되면 엄중문책하고,부정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1.2m이상의 깊이로 묻어야 할 것을 공사비를 줄이려 20~30㎝ 깊이로 묻은 곳도 허다하다고 한다.이 상태라면 과적차량만 지나가도 가스관이 파열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뿐만이 아니다.가스배관이 낡은 곳도 무수하고 ,애초에 부실 밸브를 쓴 탓에 소량의 가스누출이 계속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문자 그대로 지뢰밭 위에 사는것이 아니고 무언가.허울좋은 대책만 나열할게 아니라 성수대교사고 이후 한강다리를 총점검하듯 교통을 막고 곳곳의 길을 파헤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특단의 전면점검과 보수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경보장치등 안전관리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주민들의 눈과 코에 의존하는게 말이 되는가.민간가스공급업자에게지시만 할 일이 아니다.당국이 직접 나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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