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야기>藥因性 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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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회사원 K씨는 최근 감기몸살로 아스피린 두알을 먹고 자다 갑자기 가슴 속이 타는 듯이 쓰려 취침도중 일어나야 했다.
다음날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K씨의 식도하부에선 아스피린 크기의 동그란 궤양이 발견됐다.
약 때문에 도리어 궤양이 생긴 이른바 약인성(藥因性)궤양이 K씨의 최종 진단명.
약봉지에 쓰인「취침전 복용」을 약을 먹자마자 자도 되는 것으로 오해한 탓이었다.
구강에서 위장까지 이르는 식도의 총길이는 대략 30㎝.
약을 먹자마자 눕게되면 미처 위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식도에서걸려 이처럼 말썽을 빚을 수가 있다.
따라서「취침전 복용」의 올바른 복용원칙은 약을 먹은후 최소한10분은 눕지 말아야 하며 가급적 물을 많이 마셔 약제가 위장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스피린처럼 소화기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진통소염제류는 더욱 주의해야하며 영양제류도 매일 취침전 복용을 반복하면 탈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나 임신부 빈혈에 많이 쓰이는 철분제제.스테로이드제제도위장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제들이다.위장장애를 덜 일으킬 수 있는 비결은 식간(食間)이나 식전보다 주로 식후 복용하는 것인데 이렇게하면 약물이 위장내에서 음식물과 위 액에 희석돼 흡수되기 때문이다.
평소 위장이 나쁜 사람이 불가피하게 이들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의사에게 위산중화제와 같은 위장보호약을 함께 처방받는 것이 요령이다.
아스피린의 경우 같은 성분을 수㎛크기의 미립자로 수만개 나눠제조된 로날이 도움이 된다.
위장내에서 골고루 분산되므로 위벽을 집중적으로 자극해 생기는궤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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