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나무 100만 그루 … ‘황사로 인한 사막화 막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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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이멍구(內蒙古)의 쿠부치(庫布其) 사막. 이곳의 모래와 먼지가 바람을 타고 중국 북부와 한반도에 황사로 밀려든다. 그 길목에 길이 28㎞의 거대한 나무숲을 조성해 사막화를 막는 작업이 한·중 청소년의 손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쿠부치 사막에서 나무 심기 활동을 벌인 민아현(23·여·경인교육대 수학교육과)씨는 “말로만 듣던 사막화의 위험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함께했던 진보캉(金伯康·22·베이징어언문화대 한국어과)은 “여러 세대에 걸쳐 환경을 파괴한 결과 사막화가 초래됐다”며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방사림 조성 작업은 한·중 문화청소년협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 협회 권병현 회장이 1998년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한 첫해에 지독한 황사를 경험한 게 계기가 됐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소속 단원들을 포함, 해마다 한·중 양국의 수많은 청소년이 8년째 나무 심기에 동참해 왔다. 그 결과 쿠부치 사막 일대에 약 100만 그루의 크고 작은 나무를 심었다.

나무 심기에 참가했던 박현우(21·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씨는 “이후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커져 사막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젊은이 200여 명은 다음달 말에도 어김없이 쿠부치 사막으로 달려가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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