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천하통일 눈앞-다가온 李昌鎬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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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고위(最高位)전의 방어선도 끝내 허물어졌다.이젠 왕위(王位)전만 남았다.왕위전은 조훈현(曺薰鉉)9단.유창혁(劉昌赫)6단이 이중의 방어벽을 치고 있는데 이 마지노선마저 허물어지면 이창호(李昌鎬)7단의「천하통일」은 완성된다.
13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최고위전 도전기 최종국에서 李7단은도전자 曺9단을 맞아 2백97수만에 白 15집반의 대승을 거두며 또한번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2대2 상태에서 맞이한 결승전에서 曺9단은 초.중반에 크게 앞서 나가며 무서운 집념을 보였으나 李7단의 집요한 반격에 휩싸여 실수를 연발하고 자멸했다.
이창호는 전적표에서 보듯 올해 대부분의 기전에서 일방적 승리를 거뒀고 기성전.최고위전에서 맞이한 두번의 위기를 후반 역전승으로 극복했다.
이리하여 사제도전기 32번기에서 17승6패라는 압도적 전적을보이며 「대왕」을 빼앗고,「기성」「최고위」를 방어했다.두개의 선수권전(전년도 우승자도 예선부터 출전)에서 우승했고 비씨카드배의 방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창혁과의 13번기도 7승2패.패왕전을 방어했고 SBS연승전에서 우승했으며 기왕전에서도 2대0으로 압도하고 있다.
이같은 진격이 왕위전에까지 이어지면 이창호는 드디어 천하통일을 달성하게 된다.
왕위전의 타이틀 보유자는 유창혁6단.수많은 타이틀을 갖고도 국내랭킹 1위인 「왕위」를 갖지 못해 李7단은 번번이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왕위전 도전자 결정권은 1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본선리그 6연승을 기록한 이창호와 조훈현이 다 시 맞선다.
여기서 曺9단을 꺾은 뒤 5월2일 시작되는 劉6단과의 도전기에서 다시 승리하면 李7단의 대장정은 완료된다.
그 다음 이어지는 타이틀전은 모두 이창호가 갖고 있으므로 이시점에서『천하통일이 이루어졌다』고 공표되는 것이다.
이창호는 이제 전국을 장악하고 「서울」만 남은 격이다.조훈현.유창혁이 연합한 서울 방어선을 이창호가 돌파할 수 있을까.프로들은『가능성이 농후하다.이창호도 모든 것을 건 자세다』고 말한다.바둑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왕위 공방전에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朴治文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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