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최고가 바이올린 누가 샀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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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더비ㆍ크리스티 등 경매에서 팔린 바이올린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은 얼마일까. 그 바이올린은 누구의 손에 들어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격은 최소한 354만 달러(약 34억원). 지난 13일 런던 소더비에서 ‘과르네리 델 게수’바이올린을 구입한 사람은 러시아 출신의 변호사 막심 빅토로프(35)다. 소더비 측은 정확한

낙찰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00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354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과르네리 델 게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더 알아주는 바이올린이다. 파가니니 이후 수많은 바이올린 거장들이 ‘과르네리 델 게수’를 선호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희귀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싼 측면도 있다. 현재 전세계에 남아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600여대인데 반해 과르네리는 150여대에 불과하다.

빅토로프의 손에 들어간 ‘과르네리 델 게수’는 19세기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앙리 비외탕이 무척 아꼈던 악기다. 그후 100년 이상 개인이 소장해왔다.

이 악기는 7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연주됐다. 영국이 낳은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클로에 한슬립(20)이 연주를 맡았다.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한 빅토로프는 모스크바 자택에 세계적인 바이올린을 소장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연주자들에게 대여해주기도 한다. 이 가운데는 2005년 소더비에서 105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1720년대 크레모나산 베르곤지 바이올린도 포함돼 있다. 빅토로프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모차르트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비극적인 깊이를 표현하는 데는 과르네리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빅토로프가 설립한‘바이올린 예술재단’은 2003년 부터 러시아 문화성과 모스크바시가 후원하는 모스크바 국제 파가니니 바이올린 콩쿠르를 주최하고 있다.

빅토로프가 구입한 ‘과르네리 델 게수’는 오는 3월 22일 모스크바 음악원 볼쇼이홀에서 열리는 핀커스 주커만 독주회에서 100년만에 일반 청중 앞에서 신비의 음색을 뽐낼 예정이다.

[역대 경매 기록]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더 해머’. 스웨덴 출신 컬렉터 크리스티안 해머의 이름을 딴 악기. 200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54만 달러에 팔림

-172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더 솔로몬’.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73만 달러에 팔림. 한때 24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소유했다고 전해지는 영국 출신 컬렉터 로버트 바워가 소유했던 악기.

-1699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테넌트 부인’. 200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03만 달러에 팔림

-1727년산 ‘크로이처’스트라디바리우스. 1998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94만 7500 파운드에 팔림

-1720년산 ‘멘델스존’스트라디바리우스. 1990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90만 2000파운드에 팔림
-1720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페니브스’. 헝가리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름을 딴 악기. 2006년 보스턴에서 144만 달러에 팔림

-1700년산 ‘타프트’스트라디바리우스. 200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6만1000 파운드에 팔림

-171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르 브륀’. 2001년 소더비 경매에서 79만5000 파운드에 출품.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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