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땐 미군 대응력 약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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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라크 전쟁으로 전력이 크게 약해진 미군이 또 다른 대규모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와 중도 성향 싱크탱크인 뉴아메리칸 시큐리티센터가 장군 200여 명 등 3400명의 장교(퇴역자 포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북한이 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군의 대응능력은 10점 만점에 4.7점으로 조사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1점은 대처 불가, 10점은 완벽 대처를 뜻하므로 평균(5.5)도 밑돈 것이다. 응답자의 80%는 미군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대규모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답했다.

미군은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적 분쟁 대처 능력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란과의 분쟁 대처 능력은 4.5점에 불과했으며, 중국과 대만의 분쟁에는 4.9점, 시리아와의 분쟁에는 5.1점에 그쳐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현재의 미군 전력을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이전과 비교한 결과 60%가 “더 약해졌다”고 응답했다. “더 강해졌다”거나 “같다”는 응답은 각각 25%, 15%에 그쳤다. 이라크에 13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각종 군수 지원을 해 미군의 세계 전력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자의 88%가 이라크전으로 인해 미군이 세계 주요 지역에 위험할 정도로 적은 전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력 배치가 적절하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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