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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영재교육원 - 창의적 해결력서 결판난다

중앙일보

입력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의 전형이 마무리됐다. 2004년 4만2313명, 2005년 6만475명이 응시했던 국가영재교육원은 2008학년도에는 총지원자수가 10만명에 육박했다. 영재교육원 입학 전형은 ‘만들어진 영재’ 를 배제하고 ‘진정한 영재’를 골라내기 위한 방식으로 보완·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25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은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전형이 진행되는데, 학교마다 전형방법과 시기, 출제 유형이 다르다. 심화학습·논리 사고력·창의적 사고력 출제비중도 차이가 있다.

서울교대의 경우 매년 120명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과학·수학 모두 해당 영역에 대한 심화학습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는 선행학습보다 심화학습 위주로 출제돼 높은 사고력과 응용력을 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세대는 해당 개념을 알아야 풀기 쉬운 문제가 대종을 이루고 있다. 

올해 실시된 영재교육원 입시 문항들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유형은 이론·지식을 묻는 문항으로 해당 학년보다 높은 수준의 선행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문제를 만났을 때 확실한 답을 알지 못한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적는 것이 좋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채점자들에게도 성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평소 심화문제 외에 경시대회·올림피아드 유형의 문제까지 준비해두면 도움이 된다.
 
예시문항…………………
원추세포와 다른 세포의 차이를 설명하시오.

: 이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세포의 특징과 구조를 알아야 한다. 또, 망막에 위치하는 원추세포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세포인지에 대해서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 원추세포는 고등학교 생물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므로, 선행학습을 해 두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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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유형은 논리적 사고력을 확인하는 문항이다. 수학의 경우 도형이나 수에서 나타나는 규칙성 찾기, 수학 퍼즐, 논리 사고력 측정, 동일한 문제의 다양한 답을 요구하는 다답형 문제 등이 해당된다. 주어진 자료를 통해 결과를 예측하거나 확대 해석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예시문항…………………
전하를 띠지 않은 반지름이 5cm인 쇠공이 있다. 이때 1.6 C(쿨롱)의 전하를 쇠공의 중심에 넣었다. 이때 중심으로부터 반지름이 1cm 떨어진 곳의 전하의 분포량은 얼마인가?

: 금속 내부에서 전하들이 같은 밀도로 분포할 것이라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같은 극성을 가지는 전자들을 넣어주었으므로 각각의 전자들이 같은 부피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1.6 C이 어느 정도의 전하량인지 알아야 한다. 이후로는 구의 부피와 표면적에 관한 수식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처음 세운 가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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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유형은 창의성을 묻는 문항이다. 이런 경우 정답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정답보다는 어떤 과정으로 문제를 해결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기존의 지식을 논리적으로 이용하면서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창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시문항…………………
얼룩말 거미는 다른 생물이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면 다리를 휘둘러 위협하여 적을 도망가게 한다. 스노우베리파리는 날개에 거미다리처럼 얼룩무늬가 있는데 다른 거미들이 다가오면 날개를 펼친다. 이 때 모습이 거미와 유사하다. 이런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서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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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유형은 일반과학지식에 대한 문항이다. 흔히 시사적인 사건이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과학적인 사고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를 물어본다. 이런 문항들은 교과서에 나오지도 않고 누가 알려주지도 않는 내용이다.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과학 서적과 미디어를 이용해서 공부해 둬야 하는 내용이다. 평소 관심 있는 과학 분야에 대해 과학사와 연결되는 책을 보거나 인터넷·미디어를 통해 알 수 있는 최신 과학정보에 대해 안테나를 세워둘 필요가 있다. 

예시문항…………………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프랑스 알베르 페르와 독일의 페터 그륀베르크가 발표한 내용(거대자기저항:GMR)은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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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원 입시에서는 면접도 거치게 된다. 이 때 도덕적인 판단 기준을 평가하는 인성면접이 함께 이뤄진다. 둘 중 택일하는 상황, 또는 선택한 것에 대해서 이유를 말하게 하는 경우,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평소부터 연습해 둬야 한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도움말= 김경노 장학학원입시전략본부장 www.janghak.co.kr
와이즈만영재교육 www.askwhy.co.kr

연세대의 경우는…
과학 선택과목 폐지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장 건 수 교수
수학·연세대 부설 영재교육원

Q 연세대 영재원의 전형방식은.
A
초6·중1년생이 응시할 수 있다. 올해부터 초등6년생에게 과학분야 응시자격을 주었다. 2009학년도 에는 과학의 선택과목(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을 없애고 공통과학으로만 선발한다. 서울 내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만 본 영재원에 입학할 수 있다. 특별전형은 한국과학재단이 인정하는 학회의 경시대회 수상자가 응시대상이다.

Q 커리큘럼은 어떤가.
A
중등 2년 과정을 배우게 된다. 첫 1년은 전공없이 과학 기초 교육을 받고 다음 1년은 각자 과목을 선택해 심화학습을 한다. 전공은 학생이 1~4지망까지 지원하고, 지원자가 많은 과목은 성적순으로 수강생을 제한한다. 연간 수업시간 중 절반은 교수 이론강의, 나머지는 실험강의로 이뤄진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수업의 수준도 결정된다. 능력이 아주 뛰어난 학생은 2년 과정 후 사사반에 선발돼 교수에게 직접 지도받을 수 있다.

Q 영재교육원에 다니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
A
교육환경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대학·대학원생들을 위해 만든 실험시설을 이용하며 교수진들에게 수업을 받기 때문이다. 또 학구열이 높은 아이들끼리 모여 공부하다 보니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있다. 영재는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크지만 그 자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Q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
A
문제에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선수학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그 용어를 몰라도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지만 중학생보다 초등학생이 더 많이 합격한다. 중요한 것은 학습 진도가 아니라 사고력이라는 뜻이다. 학생의 수준에 따라 선수·심화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학교 공부는 기본이고, 개념과 연관된 교양·과학서적 등을 읽으면 좋다.

Q 면접 준비 방법은.
A
교수 4명이 돌아가며 약 20분간 질문을 한다. 단순한 정답보다는 사고과정을 평가한다. 자신이 아는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좋다. 면접관의 질문이 어려웠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응시생의 수준에 따라 질문의 수준도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다. 2차 시험과 3차 면접의 점수가 50:50의 비율로 합산된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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