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래지향의 새 韓越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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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도 무오이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의 방한(訪韓)을 맞는 우리의 심정은 유별난데가 있다.한때의 식민상태를 거쳐 분단을 겪었던 공통적 역사의 상흔이 있는데다 우리의 월남전 파병이라는 구연(舊緣)이 있어 그렇다.
그러나 이번 도 무오이 서기장의 방한으로 이런 과거의 상처가주는 불편성은 해소됐다고 본다.그러한 변화는 한월(韓越)양국이모두 새로운 정세와 환경의 변천에 능동적으로 노력한 결과로 믿어진다.무엇보다 도 무오이 서기장이 추진한 도 이모이(쇄신)정책이 베트남에서 결실을 보고 있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도입한 시장경제로의 정책전환은 한월관계의 새 지평을 열 수 있게끔 양자관계의 진전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
한국의 공업화정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강조한 도 무오이서기장이 이번 방한에서 공식방문을 마치고도 3일간 더 머무르며우리의 산업현장을 시찰할 계획인데서도 이 점은 잘 드러난다.「구연」에 매달려 전진을 가로막는 퇴보적 사고( 思考)를 떨쳐버린 그와 베트남지도자들의 유연하고도 미래지향적 태도는 우리는 물론 북한에도 좋은 시사가 될 것이다.
이 차원에서 우리는 이번 그의 방한을 계기로 베트남 경제재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제공등 베트남에 대한 협력체제를 강구하는 것은 발전적 사 태라 아니 할 수 없다.아울러 양국 고위회담을 비롯한 여러 회담에서 우리의 민간업체가 베트남에 더욱 많이 투자해 상호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의 우호적 투자여건을 만드는데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베트남총리가 요청한 원전설계기술 지원및 인적 훈련요청등의 문제도 깊이 논의돼 결실이 있었으면 한다.북한 경수로문제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어서 그렇다. 도 무오이 서기장의 이번 방한이 양국간의 불편했던 과거를 명실상부한 우호협력의 새 장으로 여는 실마리로 승화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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