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상영금지 舊동독영화 공개-독일문화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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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세계적 수준의 작품임에도 『사회주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65년부터 동독당국에 의해 상영금지된채 24년간 필름보관소에 숨겨졌던 이른바 「DEFA(동독 국영영화사)의 금지된 영화」 6편이 한국에서 공개된다.
독일문화원은 오는 18~25일 평일 오후7시 문화원 강당에서하루 한편씩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754)9831.
이들 작품들이 영화사적 가치를 갖는 것은 단순히 탄압의 실례로 기록된 때문만은 아니다.상상력의 비약,열정적 사랑,규격화된삶에 대한 회의,위선적 사회에 대한 조소등을 소재로 세계 어느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개성을 보여줬 기 때문이다.
세계 영화사의 큰 흐름을 이끌 수도 있었던 이 작품들은 적극적인 반체제영화가 아닌데도 단지 「영화예술의 다양성은 젊은이들에게 체제에 대한 회의를 불러 일으킨다」는 우려에서 상영이 금지됐었다.당시 30대의 패기만만했던 6명의 감독들 은 이후 영화의 꿈을 뺏긴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아담,네가 크면』외엔 모두 흑백인 이 영화들은 65~66년사이 압수됐으며 87~90년사이 동독에서 자유의 물결에 힘입어 당시 감독들이 다시 손질해 일반에 개봉했다.
『카를라』는 위선적인 학교교육에 맞서는 용기있는 교사를 그리며,『나는 토끼다』는 정치범인 오빠와 상극인 판사와 사랑에 빠진 여인을 다뤘다.『돌의 흔적』은 목수와 여자 엔지니어,그리고당서기간의 삼각관계가 주제며 『45년생』은 획일 화를 거부하고사랑하지만 이혼을 원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아담,네가 크면』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하늘로 뜨게하는 마술전등 이야기를 다룬 환상적 작품이고 『베를린 구석』은친구와의 갈등,힘든 사랑등 청춘의 성장과정을 그렸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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