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마약사범은 줄어드는데 의료인.고학력자는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울 C대학병원 의사 李모(37)씨는 지난해 전문의 시험에 낙방했다.울적한 심사를 달래지 못하던 차에 친구로부터 『뽕(히로뽕)을 해보라』는 유혹에 귀가 솔깃했다.『의사인 내가 설마 중독상태까지 가겠느냐.실험삼아 한번만 해보자.』李씨는 1백만원에 히로뽕 1g을 구입,한두차례 환각을 맛보다 상습범이 됐다.
결과는 지난해 9월 서울지검에 구속.
대검찰청이 11일 발표한 「94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사범은 갈수록 의료인등 전문.고학력층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이들 사범에 대한 법원의 실형선고율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과 대마.향정신성의약품을 합한 마약류사범은 모두 4천5백55명으로 93년의 6천7백73명 보다 33%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의사등 의료인의 적발자는 2백18명으로 93년의 1백37명,92년의 1백24명보다 59~75%가 늘었고 대졸회사원등 이른바 화이트칼라층도 1백68명이 적발돼 92년(79명)보다 2배,93년(1백56명)보다 7%가 각각 증가 했다.의료인중 상당수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업무종사자로 나타나 마약성 약품의 관리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마약류사범에 대한 법원의 실형선고율은 갈수록 떨어져대마사범의 경우 92년 31.5%에서 93년 30.3%(2백18명),94년 24%(1백80명)로 해마다 줄고 있다.또 향정신성의약품사범의 실형선고율도 93년 71.4%(6 백60명)에서 94년 64.8%(4백9명)로 줄었고 마약사범은 93년 39명(9.0%),지난해에는 기소된 2백78명중 불과 5명(1.
8%)만이 실형선고를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석방됐다.
〈崔熒奎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