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발열풍에 만리장성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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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만리장성(萬里長城)의 상당 부분이 무분별한 개발 탓에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중국 산시성(陝西省) 위린(楡林)시 캉란잉 전 문물국 국장은 통신과의 통화에서 "산시성에는 전국시대(BC 475~221년) 때부터 명(明)나라 때까지 건설된 2000km의 장성이 14개 시와 현을 지나고 있으며 모두가 국무원 지정 국가중점보호유물"이라고 설명하고 "이 가운데 250km가량이 도로나 공장 건설 등으로 흔적을 감췄다"고 고발했다. 산시성 구간에 있던 장성의 40개 관문도 새로 길을 내면서 사라졌다.

산시성 인근 닝샤(寧夏)회족자치구에서도 명나라 때 세워진 장성 구간이 도로 때문에 허리가 끊겨 3개 부분으로 나눠졌다.

닝우(寧武)시 문물국 류훙안 국장은 "이 도로들이 이번 춘절(春節) 때 완공됐으며 이 때문에 장성 밑에 지름 3~5m의 터널이 2개나 뚫렸다"고 전했다. 총 길이 1500km에 달하는 닝샤자치구 내 장성 구간은 전국시대.진(秦).한(漢).수(隋)나라를 거쳐 명나라 때까지 건설돼 '장성의 박물관'으로 불려왔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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