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축구열풍 일으킨 전남.북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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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매연과 폐수에 찌든 사람들에게 한모금의 생수나 신선한 공기는삶의 활력소가 된다.권태기에 빠진 부부에게는 새로 태어나는 아이가 윤활유 역할을 한다.
전북 다이노스와 전남 드래곤즈는 분명 한국프로축구의 새 활력소다. 호남을 연고로 하는 두팀의 등장은 그 자체가 쇠락의 기미를 보여온 프로축구의 원동력이다.더구나 이들의 초반 돌풍은 당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한국축구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축구 불모지 호남에 축구열기를 불러일으 켰다는정도는 약과다.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에 축구열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광양에서 벌어진 전남-전북전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20명이 넘는 신문.방송 취재진이 몰려들었다.TV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3개 방송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례적인 일이다.그러나 이것은 신생팀끼리의 첫 맞 대결이라는 이색적인 뉴스거리에 불과했다.
1일 경기에서 전북.전남이 강팀 유공과 포철을 꺾어버리자 양상은 달라졌다.이들이 뉴스의 초첨이 돼버렸다.덩달아 프로축구 전체가 관심사로 떠올랐다.이들의 돌풍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올시즌 세력판도는 어떻게 달라질까.기존 스타들과 신인들의 활약상은 어떻게 대비될까 등등.
2002년 월드컵 유치경쟁에서 국내 축구 열기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만일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다면 많은 부분을 이들 신생팀의 공로로 돌려야 할 것이다.
아직 초반전이다.교체멤버가 풍부하지 않은 신생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질 것이고,기존 구단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면 반짝돌풍으로 그칠수도 있다.그러나 이미 초반에 보여준 모습만으로도이들은 한국 축구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수 있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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