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경자세 도움안돼-美대사,경수로 관련 자제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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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光州=李海錫기자]제임스 레이니 주한(駐韓)미국대사가 대북(對北)경수로지원사업과 관련,한국형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낙관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레이니대사는 2일 오후 광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명노근(明魯勤)전남대교수를 비롯,曺비오(5.18 기념재단 이사장)신부.김경천(金敬天)광주YWCA총무.농민운동가 나상기씨등 광주지역 재야인사 4명과 환담하는 자리에서『北-美회담은 이미 한국형 경수로를 전제로 이뤄졌고 앞으로 한국형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한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레이니대사가『북한의 한국형 거부태도는 김정일(金正日)이 후계구도를 완전히 굳히지 못한 상태에서 남한측으로부터 시혜를 받는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 버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치.경제.외교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아니라 스스로가 한국형이 아닐 경우 비용을 지원할 국가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한국형 경수로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이다.
레이니대사는 최근 우리 정부의 강경입장과 관련,『남한과 북한이 감정대립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의 입장이 어렵게 되고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자제를 권유하는 레이니대사의 발언은 지난 3월23일 뉴욕타임스 사설이「경수로 문제가 어려워진 것은 한국이 북한의 한국 의존을 너무 강조한 탓이기도 하다」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해 주목을 끈다.클린턴 행정부 일각에서는 김일 성(金日成)사망때 한국이 조의를 표했어야 하고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성의 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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