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속에서 주인 살리고 목숨 잃은 충성심 깊은 개

중앙일보

입력

화재 속에서 주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개들의 사연이 미국 미네소타 주를 눈물 바다로 만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미네소타 위노나에 사는 수 폴링은 지난 8일(현지시각) 아홉 살 짜리 딸과 함께 잠을 자던 중 그녀의 애견‘벨라’와 그 친구 ‘매디’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졸린 눈을 비비는 순간 집안에는 담배 냄새와 함께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 올랐다. 폴링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딸과 함께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벨라와 매디는 주인의 딸이 집 안에 있는 줄 착각하고 집안을 지키다 빠져 나오지 못했다. 소방수들이 이들을 구하려 달려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벨라와 매디는 연기에 질식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벨라는 예전에 집 잃은 개를 구하던 구명견이었고 매디는 생후 6개월밖에 안된 강아지였다.

당시 화재를 진압한 소방수 짐 멀덥은 “충성심 깊은 개들이 주인을 살렸다”며 “이들은 누구보다 훌륭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주에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충성견에 대한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화재의 원인은 가전 제품 과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링은 화재로 집을 잃었지만 “내가 잃은 모든 것을 합쳐도 벨라와는 비교할 수 없다”며 울먹였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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