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OB왼손투수진에 여준흥 구원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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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시즌 개막을 앞둔 OB베어스 김인식(金寅植)감독의 고충은 『왼손 에이스가 없다』는 것이다.
8개 구단을 둘러보면 해태 김정수(金貞洙),한화 송진우(宋津宇),LG 이상훈(李尙勳).김기범(金起範),태평양 최창호(崔敞皓).김홍집(金弘集),쌍방울 박성기(朴成起),롯데 주형광(朱炯光),삼성 성준(成埈).김태한(金泰漢)등 10승이 가능한 왼손투수가 쉽게 눈에 띈다.
하지만 OB에는 10승을 올려줄만한 왼손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金감독은 왼손 투수 기근에 대한 대비책으로 『신인을 빨리키우겠다』고 했다.하루아침에 투수를 길러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金감독이 큰 소리를 친 배경은 어디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올해 계약금 6천8백만원(구단발표)을 받고입단한 여준홍(呂峻弘)이다.
올해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새내기」여준홍은 우선 1m83㎝,78㎏의 좋은 체구를 지녔다.『직구 최고시속이 1백40㎞에 가깝고 볼끝이 살아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여준홍은 『고교시절 무등기대회에서 준우승한게 전부』라고 실토할 정도로 별다른 성적이 없었다.최근 여준홍은 『이제는투심.싱커등 다양한 투구법도 배웠고 공배합등 경기를 풀어나가는법도 몸에 익혔다』고 한다.
최일언(崔一彦)투수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여준홍은 이번주부터 훈련경기에 투입됐다.
20일 해태와의 경기에 처음 등판,3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22일엔 프로의 매서움을 겪어야했다.
롯데와의 경기에서 1회 등판,발빠른 김응국(金應國)에게 볼넷을 내준 후 2루와 3루 도루를 허용했고,마해영(馬海泳)에게 결승타를 얻어 맞았다.
『공을 어떻게 던지나만 생각하다 견제를 못했다』며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여준홍의 룸메이트인 이광우(李光雨)는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얼굴도 잘 생겼다』며 『이런 선수들은 언제 뻗어나갈지 모르는 겁나는 후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안에 1군에 들겠다』는 여준홍의 각오가 이뤄진다면 金감독의 고민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창원=成百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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