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한달 외식비 10만원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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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3.4분기 이후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한달 외식비가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차량 유지.가구 등에 대한 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확장과 임금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도시 근로자가구의 소득이늘면서 소비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94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도시 근로자들은 가구당 한 달에 1백70여만원을 벌어 생활비와 세금 등으로 약 1백26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1백70만1천3백원으로 93년에 비해 15.1% 늘어났다.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한 지난해 실질소득 증가율은 8.4%로 전년(4%)의 두배를 웃돌았다.
반면 월 평균 소비지출은 1백11만3천7백원으로 전년대비 12.9% 증가,소득 증가율을 다소 밑돌았다.
그러나 소비지출 증가세는 3.4분기 이후부터 점점 가속도가 붙어 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소득과 소비가 같이 늘고 있다=지난해 3.4분기이후 소비지출 증가세와 소득증가세가 거의 같은 폭으로 높아졌다.
3.4분기만 해도 소득 증가율(14.6%)이 소비지출 증가세(13.2%)보다 다소 높았으나 4.4분기 들어서는 각각 16.2%,16.1%로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
◇고소득형 지출이 늘었다=주거비,광열.수도비등 생활에 필요한기초지출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교통비,통신비,교육.오락비 등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表참조〉 자가용 승용차 구입이 늘어나면서 개인교통비가 월 7만8천9백원으로 전년에 비해 49.7%나 증가했다.
또 참고서.학교등록비 인상에 따라 교육비 지출과 스포츠.오락에 대한 지출도 눈에 띄게 신장세를 보였다.
◇일 안하고 번 돈이 늘었다=경기가 좋아지면서 경조비.임대료.배당수입등 일을 안하고도 벌어들이는 非근로소득이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非근로소득은 월 25만2천3백원으로 93년보다 24.8%나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7%에서 14.8%로 커졌다.
◇해먹는 밥보다 사먹는 밥이 좋다=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93년(29.5%)에 비해 별로 차이가 없지만 외식비(월 10만3백원)는 23.7%나 늘어나면서 전체 식료품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가장에게만 살림을 맡겨두지 않는다=도시에서 가구주 혼자 벌어 살기가 빠듯해지면서 가족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비중이 점점높아지고 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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