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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회복 빠른 ‘복강경 수술’ 크게 늘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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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22면

수술·항암치료와 함께 방사선은 암의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현재 국내에선 국립암센터가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양성자치료기는 방사선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첨단기기다. 하지만 적용 증상에 한계가 있고 치료비가 비싼 것 등이 흠이다. [중앙포토]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이다. 발생률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현저히 낮지만 국내에선 아직도 높다. 남자의 경우 전체 암 발생자 중 약 24%가 위암 환자다. 위암에 의한 사망률도 2005년 현재 인구 10만 명당 남자 29.4명, 여자 15.7명으로 다른 암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가 늘고, 수술 방법과 항암제 등이 발달하면서 치료 효과 또한 향상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전문의 8인에게 듣다 #"암 걸려도 2명 중 1명은 완치되는 시대"

위암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위 점막의 위샘을 구성하는 세포에서부터 생기는 선암, 림프 조직에서 시작되는 림프종, 점막하 조직에서 생기는 육종, 혹은 소화기관 기
질 종양이 포함된다. 대개 위암이라고 하면 위선암을 말한다.

위암은 위벽의 점막층에서 발생하는데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으로 나뉜다. 조기 위암이란 암이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위암을 뜻한다. 진행성 위암은 점막하층을 지나 근육층 및 그 이상의 단계로 진행한 위암을 말한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위의 점막층에는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를 일으킬 수 있는 혈관이나 림프관 등 파이프 모양의 구조물이 없어 이 단계에서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햄·소시지 많이 먹으면 위험

위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위와 관련된 질병으로 수술을 받았던 과거력이라든가 만성 위축성 위염, 악성빈혈, 위 세균의 일종인 헬리코박터균 등이 알려져 있다. 가공된 햄이나 소시지류와 같은 질산염 화합물, 짠 음식, 저단백·저비타민 식품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네 배로 증가한다. 환경 요인으로는 음주·흡연 등이 있다. 특히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 흡연이 위암 발생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서너 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위암은 무증상이 80%다. 그래서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궤양을 동반한 경우에는 속 쓰림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 검진이 중요하다. 대한위암학회의 검진 권고안을 보면 40세 이상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 또는 위장조영술을 시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위의 점막상피세포가 장 세포처럼 이상하게 변형되는 장상피화생이나 위축성 위염 등 고위험군일 때는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검사 간격을 더 줄일 수 있다. 진행성 위암의 경우에도 암에 의한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상복부 불쾌감, 팽만감, 동통, 소화불량,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빈혈 등이 나타나는 정도다. 하지만 좀 더 심해져 십이지장과 연결되는 유문부가 막히면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고, 출혈로 인한 토혈이나 혈변,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해지는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복부 종괴, 복강 내 림프절이 손으로 만져지거나 간 비대가 올 수도 있다.
 
방사선 치료는 효과 적어

현재 위암 치료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은 수술이다. 암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고 위와 위 주위의 국소 림프절 전이에 국한되어 있을 경우 시행한다. 방사선 치료는 별로 효과가 없어 잘 쓰지 않는다.

개복 위 절제 수술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최근 조기 위암에는 복강경 수술이 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이란 배를 칼로 크게 열지 않고, 몇 개의 관(투침관)을 복강 내로 넣은 뒤 내시경(복강경)을 통해 내장을 모니터 화면으로 보면서 투침관을 통해 복강 내에 넣은 특수하게 만들어진 수술 기구를 조작하며 수술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존의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흉터가 작으며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수술 시간이 다소 길고, 기구에 드는 비용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드는 흠이 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위암 수술에서 복강경 기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비용이 많이 줄었다. 복강경 수술은 암의 위치가 가장 안쪽인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암의 크기가 2㎝ 이내로 작으며, 세포의 분화도(예측되는 성장 상태)가 좋은 경우 시행할 수 있다. 진행성 위암에서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다.

수술은 또 위의 어느 부위를 얼마나 잘라내느냐에 따라 위쪽을 남기는 아전절제, 모두 잘라내는 전절제, 아래쪽을 살리는 근위부 아전절제, 암세포가 침범한 주변 장기까지 함께 잘라내는 병합절제로 나눌 수 있다. 위의 기능을 얼마나 보존하느냐에 따라 유문부 보존수술, 미주신경 보존수술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위암의 전신적 치료는 항암 화학요법이 대표적이다. 항암 화학요법이 쓰이는 경우는 첫째 보조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할 때, 둘째 수술 시 절제가 가능하도록 미리 종양 크기를 줄일 때, 셋째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해 임시변통으로 이용될 때 등이다. 이외에 대체 치료법이나 면역요법 등의 방법은 아직 효능에 대한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어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환자에겐 유제품 좋아

위암 환자는 암 발생의 원인인 맵고 짠 음식, 불에 태운 음식, 부패한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특히 흡연이나 과음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지방이 많은 음식과 당분·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하며, 우유나 유제품(요플레·요구르트) 같은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류 섭취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위의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창고 역할이다. 삼킨 음식을 위에 모아 두었다가 소장으로 내려보내 소화가 되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개 위의 3분의 2, 혹은 전부를 잘라내게 된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위의 용적이 3분의 1로 줄거나 없어지게 되므로 창고 역할이 사라지게 된다. 이 경우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되면 소장이 놀라게 되고, 그 결과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식은땀을 흘리고 정신을 잃기도 하는 ‘덤핑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생긴다. 또 수술 후에는 위를 조금만 잘라냈어도 남아 있는 위 주위의 신경들이 잘려 운동기능이 떨어지며 장이 붓고 유착이 생기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위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음식물의 소화 흡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식후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소화 흡수 능력은 환자의 적응 정도에 따라 조금씩 회복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후의 빠른 회복과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해서는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식사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몸에 좋다고 특정 음식만 지속적으로 먹는 것은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건강 보조식품, 민간 요법, 한약재 등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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