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2世 기획실장 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중견그룹의 창업주 2세 기획실장시대.」 중견그룹 창업주 2세들이 그룹관재탑인 기획실장 자리에 앉아 안살림을 챙기는 것은물론 신규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영 파워」를 발휘하는 사례가늘고 있다.이는 기획실장이라는 자리가 그룹전체의 주요업무를 조망.통괄할 수 있는데다 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핵심자리이기때문이다.두원 김종완(金鍾完.36).성우 정몽용(鄭夢鏞.36).대동 김준식(金俊植.30).대성 김영훈(金英薰.44).거평그룹 나선주(羅善柱.35)씨 등이 그 주인공.이들 대부분은 특히그룹경영에 참여하기 직전 다른 회사에서 실무경력을 쌓아 경영기초가 탄탄할 뿐만 아니라 2세 티를 내지 않고 기존 경영진과 호흡을 맞추는 등 그룹경영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두원의 김종완실장은 작년 10월 김찬두(金燦斗.64)회장이 민자당 전국구의원직을 승계해 정치활동에 나섬에 따라 활동폭이 더욱 넓어졌다.金회장이 아직은 주요한 경영사안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지만자동차 전장품(電裝品)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신규사업분야 등에서 독자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그는 공채시험을 거쳐 현대자동차 감사실에서 5년 동안 근무한후 91년 두원그룹이사로 그룹경영에 합류했다.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둘째 동생 정순영(鄭順永.
73)회장이 이끌고 있는 성우그룹의 정몽용실장도 자신의 대학전공인 무역.경영학을 살려 그룹의 자금.인사.홍보 등 다방면에서솜씨를 보이고 있다.4남2녀 가운데 4남인 그는 미국유학때 터득한 마케팅 이론을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의 영업실적 관리에 활용하고 있으며 그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새 CI(기업이미지통일)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김수근(金壽根.79)대성그룹회장의 3남인 김영훈실장은 이달초부사장으로 승진해 그룹내부에서 촉망받는 2세 경영인으로 꼽히고있다.경기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美 미시간대에서 경영학석사를 취득한 수재형.특히 3년 동안 시티은행에 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자금관리에 능통해 88년 金회장의 부름을 받고 자금담당이사로 그룹일에 발을 들여놓았다.최근에는 金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해외자원개발과 건설사업확대 아이디어를 내는 등 2000년대의 그룹성장계획을 주도해 명 실상부하게 그룹본부를 통괄하고 있다.
최대 농기계업체인 대동공업그룹 김상수(金相秀.62)창업2세의2남인 김준식 기획조정본부장은 91년 대학졸업후 바로 대동공업기획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초를 배운 후 지금은 자금.인사.기획 등 주요업무를 맡고 있다.거평그룹 나 선주실장은 나승렬(羅承烈.50)회장의 장조카.거평건설의 사업확대기인 88년 羅회장을 돕기 위해 기존직장을 버리고 경영에 참여했다.그는 현대자동차와 일진그룹 기획실에서 쌓은 실무능력을 바탕으로 그룹의모양을 갖추는 데 힘썼고 경영능력 을 인정받아 기획조정실장외에계열사인 ㈜거평의 사장으로도 활약중이다.
高允禧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