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첨단비즈니스>첨단업계의서비스業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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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보통신 제품의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세계 최대 PC업체인 컴팩이 최근 신제품발표와 함께 기존모델 가격을 23%까지 인하한 것을 계기로 올봄 미국에서 판매되는 PC가격은 사상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소프트웨어 업계도 사정은 마 찬가지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4백~5백달러에 팔리던 소프트웨어를 요즘에는40~50달러에 살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정보통신업계의 이러한 가격파괴현상을 표지기사로 다루고,과거수십년간 적용됐던 시장원리가 이제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는 소비자와 장기적 관계를 확립하는 데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첨단제품 가격이 이처럼 폭락하게 된 것은 바로 정보통신 기술발전이 원인이다.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이 실용화되면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업체들이대만이나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게 됐다.「정보화」를 통한 「세계화」라고 할 수 있다.이런 추세는 정보통신업계가 제품판매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이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됐음을 뜻하기도 한다.이 때문에 미국의 첨단업계에서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신해야 한다 는 것이 새로운 경영지표로등장했다.
요즘 마이크로소프트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금융소프트웨어 사업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팔기보다는 「정보고속도로」의 길목길목에서 「통행료」를 거둬들이겠다는 것이다.다른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제품 업그레이드.정보서비스.고객지 원서비스 등을통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경쟁은 결국 마케팅싸움으로 귀착되며 이 싸움에서의 승부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느냐에 달려 있다.재작년 실시된 한 시장조사에서 AT&T는 우수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중 하나로 선정됐는데,당시 AT&T는 이동통신시 장에 발도 들여놓지 않은 상태였다.유명상표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반면 한번 나빠진 이미지를 복구하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자동차전문 주간지 오토위크에 최근 실린 한 소비자의 글을 보자.『BMW의 M3에는 흠잡을 데가 별로■없다 .다만 앞유리 와이퍼의모터가 소음이 심한데 현대자동차의 부품을 가져다 쓴 모양이다.
』 金雄培〈美『실리콘밸리뉴스』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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