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리포트>상품 이미지,내용.질보다 디자인.색채 중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요즘 상품들과 그에 대한 광고는 상품의 내용이나 질과는 상관없이 그 이미지나 즉각적인 인상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말하자면 광고와 포장(즉 디자인)을 보면 잘 팔릴지 안팔릴지대강 알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판매를 위해 광고와 포장이 만들어낸 상품이미지가가장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매자들은 상품명이나 제조회사 이름보다 막연한 그림이나 색깔에 무의식적으로 더욱 이끌린다는 것이다.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그림이나 색깔일 따름이다.
젊은이들을 지난해 맥주속에 빠지게 만들었던 치열한 맥주 판촉광고전에서 후발로 가세한 한 맥주회사는 처음부터 맥주 자체와는반대 색깔인 코발트 블루를 사용해서 성공했다.
또 L사의 사과주스 깡통이나 I사의 우유팩은 인공적이고 오묘하면서도 신비감을 주는 아이보리 색으로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
신세대 소비자들은 한눈에 들어오는 간단.명료한 이미지를 선호한다.시중제품 가운데 H사의 한 아이스바는 얇은 재질에 부드러운 노란색으로 전체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남보라색의 로고가 매력적이다.B사의 비슷한 제품은 반짝거리는 색종이로 낱 개 포장돼 눈에 띈다.
죠콜릿과 슈크림을 섞은 과자는 간명하면서도 진한 맛을 한눈에표현하는 낱개 패키지로 고급스러움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같다. 요즘 나오는 화장 티슈는 때묻히기 싫을 정도로 패키지가장식적으로 되어간다.
이쯤되면 소비자들은 제품을 산다기 보다는 디자인이나 이미지에돈을 지불하는 것에 다름없다.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들어있는 서비스와 마음을 사는 것 같다.
가격은 전혀 고려대상이 못되는 것처럼 보인다.
꼭 필요한 생필품은 값싼 것만 찾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오히려 돈 아까운 줄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다국적기업 듀폰사의 한 조사에서 구매자의 73%가 상품내용이나 질과는 상관없는 충동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있다. 모니터=황정혜(이화여대4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