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日記보내기 중학생들 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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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서초구 서초중 1학년생 김보현(金甫炫.13)양은 16일부터 18일까지 수업을 마치고 학교 인근에 있는 인간성회복운동 추진협의회(人推協.회장 金富成.가톨릭의대교수)사무실을 찾았다.
10반의 급우 29명과 함께 자원봉사자로 뽑혀 인추협이 강원도내 국민학생들에게 보낼「사랑의 일기장」을 포장하기 위해서다.
金양은「포장작업」이 힘에 부칠까봐 내심 걱정이 앞섰지만 2시간 남짓 일한뒤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일기장이 산간벽지 동생들에게 하루를 되돌아보는 마음의 거울로 사용된다고 생각하니흐뭇했다.
포장작업에는 이와함께 서울마포구 신수중 1학년 전교생 3백33명도 참여해 16,17일 이틀간 학교 교실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이들이 포장한 일기장은 이 사업을 벌여온 인추협이 도(道)단위로는 처음으로 강원도 6백11개 국민학교학생에게 13만권을 전달(전달식 20일)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인추협이 협조를 구하자 이들 중학교가 선뜻 응했다.이 사업은 中央 日報와 KBS가 후원한다.
서초중학생들은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비좁은 12평짜리 인추협사무실에서 일기장묶음에 넣을「부모역할 의식규범」을 일일이 손으로 나눈뒤 조를 짜 봉투에 주소쓰기.테이프붙이기작업등을 야무지게 해냈다.
일기장에는 웃어른께 인사하기(누구에게/어디서),학교생활중 대화(좋았던 말/나빴던 말)란등을 두어 어린이들의 예절바른 생활을 이끌어 왔다.
이번에 새로 인쇄물로 정리한 부모역할 의식규범은 ▲자녀들의 인사 꼭 받기▲자녀얘기 끝까지 경청하기등의 내용을 담아 부모들도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작업에 참여한 서초.신수중 학생들은 신학기부터 학교가 도입한자원봉사의 내신성적반영 혜택도 받게 됐다.
「반성하는 어린이는 비뚤어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91년5월부터 시작된「사랑의 일기」보급운동은 지난해6월 中央日報 보도를 계기로 각계의 참여가 줄을 이어 최근까지 78만여권이 보급됐다. 인추협 고진광(高鎭光)사무총장은『일기장보내기운동에서 강원도를 먼저 선정한 것은 학생이 몇명에 불과한 분교등 외딴 강원도실정을 고려했다』며 『이를 계기로 전국 각 도에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金起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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