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시험문제 유출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경감 승진시험 정답이 유출된데 이어 경위 승진시험의 문제와 정답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경찰관 승진시험 전반에 대한 총체적 부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발표대로라면 1천만원만 주면 경위계급을 앉아서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다른 사람도 아닌 시험관리 담당직원이 부정을 주도했다는데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경찰청 주변에선 경감및 경위 승진시험뿐만 아니라 지난달26일 함께 실시된 경장.경사시험등에서도 비슷한 부정이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위.경감승진시험의 부정합격자가 비단 이들 3명뿐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의 주범인 김대원(金大源.42.구속)前경사는 89년2월 경찰청 교육과 고시계로 전근와 6년동안이나 시험관리 업무를 담당,이전에 치러진 시험에서도 다수의 부정이 자행되었을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특히 이번 사건이 터진후 사건의 전모를 밝혀 부정합격자를 가려내고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사건을 축소해가며 문제를 덮으려했다는 의혹을 면할 수 없다.
경감승진시험의 정답을 빼돌린 혐의로 金前경사를 붙잡고도 여죄를 캐지않는등 적극적인 수사를 않다가 다시 경위 승진시험 부정이 터져나온 것으로 미뤄 경찰청이 조직적으로 승진시험 부정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부정관련자가 지금까지 밝혀진 5명외에 더 없다고 하면서도 문제의 쪽지가 일반에 알려지게 된 경위등에 대해서는 전혀설명을 못하고 있는 점도 밝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승진시험이 경찰관들에게는 생사를 걸만큼 중요한 사안인데도 관리체계는 지나치게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 시험관리체계의 일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험관리요원이 8명에 불과한데다 총경급인 관리위원장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위직과 기능직 의경들로 구성돼 있어 금전유혹등 쉽게 부정이 싹틀 소지가 높았다는 것이다.
또 주범인 金前경사는 시험출제장소에 수시로 드나들며 정답과 문제를 적은 쪽지를 작은 대롱에 넣어 엘리베이터 문을 통해 전달하는등 허술한 보안상태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승진시험을 둘러싼 비리를 명확히 밝혀 시험제도 관리체계 변경등 제도적인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부정사건을 지켜보는 경찰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金鎭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